본격 계좌추적ㆍ통화내역 조회

서울중앙지검 수사본부(정병두 본부장)는 28일 용산 재개발 지역의 N빌딩 점거농성을 기획한 것으로 알려진 용산철거민대책위원회 이모 위원장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오늘 오전 입원 중인 이 씨가 조사를 받을 수 있는 상태라는 의사의 소견을 토대로 체포영장을 집행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 씨가 자금을 관리하는 등 점거농성을 기획하고 전국철거민연합회(전철연) 남모 의장과 수시로 연락하는 등 전철연-용산철대위의 관련성 등을 풀어줄 핵심 인물로 지목해 왔지만, 이 위원장은 사고 발생 직후 입원치료를 이유로 사실상 진술이나 수사 협조를 거부해왔다.

검찰은 이 씨를 상대로 점거농성을 기획하고 이를 위해 돈을 모은 경위 및 사용처, 전철연의 농성 개입 여부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 씨는 자신을 포함해 용산 재개발지역 철거민 대표들로 조직된 대책위 간부 6명으로부터 건물 점거농성을 위해 작년 8∼11월 1천만원씩 6천만 원을 모은 뒤 20일간 버틸 수 있는 양의 쌀.생수 등 생필품과 시너 및 골프공 등의 시위용품을 구입하고 망루를 설치하는 데 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남은 돈 일부가 전철연의 점거 농성 개입과 연관이 있는지, 또 다른 용처에 사용됐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6천만원이 입금된 김모(구속)씨의 본격적인 계좌추적에 나서는 한편 일부 전철연 관련자의 계좌에 대해서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전철연 의장 남 씨와 이 씨의 통화내역을 조회하는 등 전철연 관련자들의 통화내역 조회에 나서는 한편 지난 25일 대책위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압수물 등을 분석하면서 전철연과 대책위의 관련성 규명에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또 현재 순천향병원 분향소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남 씨의 체포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

한편 화재 원인과 관련해 검찰은 농성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옥상 망루 3~4층에서 아래층으로 시너를 뿌리는 동영상을 확보해 이를 분석하면서 화재의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는 데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백나리 기자 taejong7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