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여대생 납치피살 사건 현장 검증
시민들 "인면수심 얼굴 공개하라"

군포 여대생 납치살해사건을 수사중인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27일 피의자 강모(38)씨를 데리고 납치 및 시신 암매장장소 등에서 2시간10여분 동안 현장검증을 했다.

현장검증에서는 강 씨가 피해자를 살해하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반항하며 손톱에 남게 됐을지 모를 자신의 신체 조직을 은폐하기 위해 시신 암매장 전에 피해자의 손톱부위를 모두 자른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검은색 점퍼를 입고 모자를 눌러쓴 강씨는 이날 오전 11시 여대생 A(21) 씨를 납치한 군포보건소 앞 버스정류장에서 A씨를 에쿠스승용차에 태우는 장면을 재연했다.

강 씨가 (집에 바래다 주겠다며) A씨를 차량에 태우자 현장에 나온 유족 4-5명은 "거짓말 하지 마라. 니가 사람이냐. 얼마나 예뻤던 아이였는 데. 내 조카 살려내라"며 울먹였다.

일부 유족은 눈을 뭉쳐 강 씨에게 던지고, 폴리스라인을 넘어 강 씨에게 달려들다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현장검증을 지켜본 시민 200여명은 "인면수심이 따로 없다.

얼굴을 공개하라"며 강 씨의 범행에 치를 떨었다.

강 씨는 이어 군포보건소에서 8㎞ 떨어진 47번 국도 옆 농로에 차량을 세운 뒤 A씨를 주먹으로 때린 뒤 스타킹으로 목을 졸라 살해하는 장면을 똑같이 되풀이했다.

이어 살해장소에서 800m 거리의 화성시 매송면 원리 논두렁 시신유기 장소에서는 강 씨가 A씨의 손톱 부위를 가위로 자른 뒤 암매장하는 모습을 재연해 유족과 취재진을 경악케 했다.

경찰 관계자는 "강 씨가 A씨를 살해하는 과정에서 A씨가 반항하며 손톱에 자신의 살점이나 머리카락 등 DNA를 찾을 수 있는 증거물이 남았을 것을 우려해 A 씨의 10개 손톱을 모두 잘랐다"며 "매장하기 전에 숨진 A씨의 머리를 둔기로 때려 죽음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강 씨는 지난해 1월 맞선을 본 여성을 당일 성폭행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오후 1시10분께 현장검증을 마친 이후 강 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성폭행 목적으로 충동적으로 범행했다.

(가족들에게) 죄송하다"고 짧게 답했다.

강 씨는 그러나 2005년 10월 자신의 장모와 부인이 숨진 화재와 관련, "보험금을 노린 (자신의) 범행이 아니며, 다른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A 씨의 빈소가 마련된 산본 원광대병원 장례식장은 유족들이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조문객을 맞았다.

유족들은 강 씨가 집에 데려다 주겠다며 A 씨를 차량에 태웠다는 경찰발표와 언론보도에 대해 "평소 택시도 무섭다며 혼자 안타던 아이가 모르는 사람 차를 그냥 탔을 리가 없다"며 "동생이 더 억울하지 않게 정확히 수사해 달라"고 말했다.

A 씨 어머니는 "부모를 끔찍이 생각하고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는 착한 아이였다"며 "범인은 인간이 아니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유족들은 28일 오전 11시30분 발인을 거쳐 인천화장장에서 A 씨를 화장할 예정이다.

(군포연합뉴스) 최찬흥 김동규 기자 c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