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촛불시위 진압 명령에 반발해 부대 복귀를 거부한 혐의로 기소된 이길준 의경에게 항소심에서 1심보다 무거운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7부(송영천 부장판사)는 23일 이 의경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재판부는 “전투경찰순경이 개인적인 의사와 양심을 내세워 시위진압 임무를 거부하는 것은 헌법이 정하는 양심의 자유에 속하는 것이 아니고 이 의경이 불법·폭력적인 방법으로 시위 진압을 강요받았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또 1심에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공소 기각에 해당한다고 본 상관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도 “지휘관의 고발이 필요한 친고죄이고 고발 취하 권한도 해당 지휘관이 갖고 있어 단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소를 기각할 수 없다”며 유죄로 인정했다.아울러 “근무지를 이탈하거나 명령 수행 거부에 그치지 않고 상관들이 시민에 대한 폭력진압을 지시했다는 등 허위사실을 언론에 유포한 것은 공권력 행사에 대한국민의 신뢰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양형이유를 밝혔다.

이 의경은 지난해 7월 말 외박 중에 촛불 집회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병역을 거부하기로 결심하고 부대에 복귀하지 않고 인터넷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상관들이 합법적인 집회를 물리력으로 진압하라고 지시한 것처럼 사실과 다르게 발언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이 선고됐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