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지난 21일 전남 순천의 송유관 매설지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 사고가 기름 절도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전남 순천경찰서는 "누군가가 기름을 훔치기 위해 일부러 송유관까지 땅굴을 판 뒤 송유관에 구멍을 뚫었다가 기름이 유출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송유관에는 지름 약 2.5㎝의 구멍이 뚫려 있었고, 구멍을 뚫을 때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드릴이 꽂혀 있었다.

송유관까지 뚫려 있는 폭 1m, 길이 10m의 땅굴에서는 한 남성이 기름에 잠겨 숨진 채로 발견됐고, 이 땅굴과 연결된 주택에서는 땅굴을 숨기기 위한 컨테이너가 설치돼 있었다.

또 집에서는 땅을 파기 위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삽, 빠루(노루발못뽑이), 유압호스 등이 발견됐다.

이 남성은 대구에 거주하는 이모(45)씨로 밝혀졌으며, 이씨는 한 달전 오랫동안 비어 있던 이 집을 50만원을 주고 3년 동안 빌려 2-3명의 남성과 함께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주민들의 진술과 범행 수법으로 볼 때 조직적인 절도 사건으로 판단된다"며 공범 여부와 이씨의 관련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 사고로 약 1㎘의 기름이 하천으로 유출돼 소방서, 시청, 경찰 등이 5시간 동안 기름 제거 작업을 벌였다.

(순천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cbebo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