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모이는 설 연휴,차례를 지내고 세배도 다 하고 나면 심심해지기 십상이다. 이럴 때 가족끼리 즐길 수 있는 민속놀이를 즐겨보자.마당이 있는 집이라면 투호나 널뛰기,팽이치기가 제격이고,실내에선 윷판을 벌여보자.추우면 추운대로,사람 수가 많으면 많은대로 즐겁다.

◇연날리기=윷놀이,널뛰기와 함께 '정초 3대 놀이' 중 하나인 연날리기의 제철은 설날부터 대보름까지.한지와 대나무로 만든 연을 너른 마당이나 들판에서 날리노라면 새해의 부푼 꿈도 높이 솟는다. 연날리기의 백미는 연싸움.가오리연 · 문어연 · 방패연 · 지네연 등 다양한 모양으로 만든 연끼리 줄이 엇갈리게 해 끊어지는 쪽이 진다.

◇제기차기=비닐이나 천으로 동전을 감싼 다음 묶고,남은 부분을 길이 방향으로 잘라 술을 만들면 제기가 된다. 제기가 땅에 떨어지지 않도록 많이 차는 쪽이 승자가 된다. 오른발 차기,왼발 차기,양발로 차기,발등으로 차기,한쪽 발을 들고 차기,여럿이 돌리며 차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다.

◇팽이치기=팔뚝 만한 나무를 적당한 길이로 잘라 아랫 부분을 원뿔형으로 깎고 원뿔 끝에 쇠구슬이나 못을 박으면 팽이가 완성된다. 팽이채는 닥나무껍질,노끈 등을 묶어 만든다. 서로 쓰러뜨리기,오래 돌리기,팽이를 치면서 목표물 빨리 돌아오기 등으로 승부를 가른다. 빙판에서 돌리면 더 재미있다.

◇윷놀이=직경 2~3㎝ 가량의 나뭇가지를 한뼘 크기로 자른 다음 단면을 둘로 쪼개 다듬으면 윷이 된다. '윷이야!'하는 함성과 함께 4쪽의 윷가락을 멍석이나 담요 위에 던지면,윷놀이 참여자와 구경꾼들도 덩달아 즐겁다. 윷가락이 엎어지는 수에 따라 도,개,걸,윷,모가 정해지고 이에 따라 윷판에서 말을 1~5밭씩 진행시킨다. 윷이나 모가 나오거나,앞서가는 상대편 말을 잡으면 한 번 더 던질 수 있다. 두 사람 이상만 있으면 놀 수 있고,사람이 많으면 편을 갈라 놀면 된다.

◇투호놀이=마당이나 잔디밭에 병이나 귀가 달린 항아리를 놓고 열 걸음쯤 떨어진 곳에서 화살을 던져넣는 놀이.화살을 청살과 홍살로 구분하고 편을 갈라 항아리에 화살을 많이 넣은 편이 승자가 된다. 화살을 구하기 어려우면 신문지를 돌돌 말아 묶은 다음 한쪽 끝을 가위로 잘라 술을 만들고 사용해도 된다. 나무젓가락이나 동전을 화살 대신 던져 넣어도 재미있다. 거실에서 적당한 통을 놓고 해도 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