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기획재정부 장관에 윤증현 전 금감위원장이 내정되자 재정부 내부에서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날 오전부터 개각에 촉각을 곤두세우던 재정부 고위 간부들은 윤증현 장관 내정이 발표되자 대부분 예상했던 카드라며 안도했다.

현 경제 상황이 97년 외환 위기에 필적할 만큼 힘든데다 금융 문제가 워낙 심각하기 때문에 금융 전문가인 윤증현 내정자가 적임인데 이명박 대통령이 제대로 발탁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재정부 내부에서는 이미 윤증현 장관이 올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윤 장관 카드는 현 금융 위기 상황에서 가장 제대로 뽑은 인사다.

금융이란 젊었을 때 하지 않으면 힘든데 윤 내정자는 금융도 했고 세제 실장도 했다"고 평가했다.

윤증현 내정자가 이번에 퇴임하는 강만수 장관 못지않게 소신이 강하지만 친화력이 있어 재정부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등과 불협화음을 내지 않고 경제팀을 힘있게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윤증현 내정자는 카리스마가 대단한 사람으로 현 위기 상황을 강력한 통솔력으로 정면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앞으로 재정부를 통해 경제 정책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고 밝혔다.

다른 고위 간부도 "윤 내정자는 통이 크고 선이 굵으며 맥을 잘 짚고 의사결정이 빠르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간부는 "윤 내정자는 금융 전문가로 신망이 있다"면서 "참여 정부 때도 소신있게 말했던 사람이라 이번에도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시장에서 평가 또한 나쁘지 않은 점이 장점이다"고 말했다.

재정부 내부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경제 수장에서 물러나는 강만수 장관에 대한 아쉬움도 적지 않았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강 장관은 명예롭게 퇴진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초석을 다져놓고 나간 셈이다.

나름대로 경제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는 측면에서 내부에서도 좋은 평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윤증현 내정자는 청문회 등을 거쳐 내달 초부터 장관 업무를 시작하며, 허경욱 차관은 19일 오후 임명장을 받고 바로 부임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박용주 기자 president21@yna.co.krspee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