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리산에 방사한 반달가슴곰 16마리 중 15마리가 지난해 12월 27일부터 하나씩 겨울잠에 들어갔다고 18일 밝혔다.

한 마리는 움직임이 크게 줄어든 채 가끔 굴을 들락날락하는 상황으로 곧 완전한 동면을 시작할 것으로 예측된다.

반달곰들의 동면은 유난히 늦었던 지난 겨울보다는 보름 정도 일찍 이뤄졌고 예년과는 시기가 비슷하다.

2007년 방사한 2년생 어린 곰들은 풀린 지점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곳에서 잠들었지만 3년생 이상 개체들은 지리산 전역을 누비다가 각자 눈에 띄는 굴을 찾아 들어갔다.

지금까지 반달곰들은 기존에 있던 나무굴이나 바위굴에서 동면했으나 4∼5년생으로 성체가 돼감에 따라 땅을 직접 파고들어간 곰도 한 마리 발견됐다.

공단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곰이 외부 자극에 놀라 잠에서 깨 활동하면 에너지가 부족해 위험해지기 때문에 탐방객들은 지정된 길만 이용하고 소음을 내는 걸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센터 관계자는 "특히 `야∼호'는 금물"이라며 "잠자는 곰뿐만 아니라 노루와 고라니에게도 겨울은 4∼5월에 태어날 새끼를 밴 예민한 시기"라고 말했다.

공단은 2004년부터 고아가 된 새끼 반달가슴곰 26마리를 연해주와 북한에서 들여와 지리산에 방사했다.

이들 가운데 죽고 실종되거나 야생적응에 실패해 돌아온 10마리를 제외한 16마리가 현재 자연상태로 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