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지는 참사가 발생한 부산 영도구 남항동 상하이노래주점 앞 골목은 불길이 잡힌 지 1시간이 지나도록 매캐한 냄새가 배어있었다.

지하로 통하는 출입문은 어른 2명이 드나들기 어려울 정도로 좁았으며 노래방 내부 264㎡는 전체가 검게 그을렸다.

또 소방차에서 뿜어낸 물이 어른 허리 높이까지 차올라 당시의 처참한 상황을 떠올리게 했다.

불이 난 노래방에는 작은 방 3개와 큰 방 4개가 있었으며 사상자 9명 외에 종업원과 주방직원 등이 화재현장에 있었으나 이들은 급히 대피해 화를 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로 숨진 8명 가운데 5명은 카운터 바로 옆 작은 방에서 발견됐으며 1명은 복도 바닥에서, 나머지 2명은 비상구로 쓰이는 쪽문 앞에서 발견됐다.

이들은 모두 진세조선 생산관리부서 임직원들로 최근 건조한 선박의 시운전을 마친 뒤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한 후 이 노래주점에서 2차 회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당시 같은 건물에 있는 지상 숙박업소의 손님 수십명이 놀라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목격자들은 갑자기 지하노래방에서 검은 연기가 밀려올라와 순식간에 골목을 가득 채웠다고 말했다.

상하이노래주점 바로 옆 건물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정모(70) 할머니는 "가게 안까지 검은 연기가 밀려와 이대로 있다가는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잠을 자고 있는 할아버지를 깨워 급히 가게 밖으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1차 현장감식 결과 카운터 맞은 편의 큰 방에서 전기합선으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중이다.

(부산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kind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