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13일 단행한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 인사는 지난 정권에서 비주류로 분류돼온 '공안통'의 약진이 가장 눈에 띈다.

현 정부가 누누이 강조해온 법질서 확립에 주안점을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검 중수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 등 요직에 경제수사에 밝은 전문가를 중용한 것도 결국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국가경제를 해치는 범죄를 엄단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천성관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은 대검 공안기획관,서울중앙지검 공안 1 · 2부장,수원지검 2차장 등 공안 관련 요직을 두루 거쳤다.

대검 공안부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노환균 울산지검장도 창원지검 공안부장,대검 공안1과장 등을 거친 대표적인 공안통이다.

황교안,김영한 검사장을 비롯 대검 공안기획관 등 공안 관련 요직을 거친 김학의,신종대,안창호 검사장 등도 일선 지방검찰청장에 전면 배치했다.

특히 서울중앙지검장은 국내 주요 특수 · 공안 · 형사사건을 총괄 지휘하는 자리다. 따라서 이번 인사는 법무부와 검찰이 올해 주요 업무로 강조하고 있는 '불법 집단행동 엄단''자유민주 법질서 회복 및 확립''공안조직의 정비' 등과 맞물려 있다.

검찰 내 대표적인 '경제통'중용도 주목된다. 국가경제를 좀먹는 경제범죄를 척결하겠다는 검찰의 의지가 확인되는 대목이다.

신임 대검 중수부장으로 임명된 이인규 기획조정부장은 경제관련 기획수사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왔다.

이 때문에 국세청 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과 증권금융범죄 · 부정부패사범을 연중 단속하는 합동수사 태스크포스(올해 중수부 내 설치)를 지휘하는 데 적임자라는 평가다.

전국 검찰 인사 및 사무를 관리하는 요직인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상법의 대가' 한상대 법무실장이 임명됐다. 한 실장은 지난해 이명박 정부의 '기업친화적' 법제정비 업무를 충실히 추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신규 검사장으로는 작년 내내 공기업비리 수사 · 인터넷신뢰저해사범 수사를 무난하게 이끌었던 김수남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가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으로 승진,김경한 법무장관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게 됐다.

과격시위 및 불법파업 등 불법집단행동 사범 수사를 총괄 지휘했던 국민수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는 서울고검 공판부장으로 승진 발령됐다.

서울고검 형사부장에 김현웅 인천지검 1차장검사가,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는 정병두 수원지검 1차장이, 대구지검과 부산지검 1차장검사는 각각 성영훈 의정부지점 고양지청장과 송해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이 승진해 자리를 옮긴다.

한편 사법시험 20회 2명과 21회 2명 등 4명만 사표를 제출함에 따라 이날 검사장 승진 인사는 당초 예상에 못 미치는 6명에 그쳤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이른바 병풍사건을 수사하면서 편파성 논란에 휩싸였던 검사장이 이번 인사에 불만을 품고 이날 인사 직후 사표를 제출하는 등 후폭풍도 예상된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