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농의 샘'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는 프랑스 영화계의 거장 클로드 베리 감독이 12일 타계했다.

향년 74세.

베리 감독은 지난 10일 뇌졸중이 발병해 파리의 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오던 중 이날 숨을 거뒀다고 대리인이 밝혔다.

1953년 '또다른 삶'이란 작품으로 데뷔한 고인은 우리나라에서도 개봉된 '마농의 샘'(1986년), '제르미날'(1993년) 등으로 국제무대에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프랑스 영화의 전통을 존중하면서 고수해 온 그는 프로듀서로서 로만 폴란스키 등을 지원하기도 했으며, 배우로 활동한 적도 있다.

1965년 '치킨'이란 단편영화로 오스카 단편부문상을 수상했으며 '우리 둘'(1967년), '나와 결혼해줘'(1968년) 등 비교적 가벼운 영화와 '교장'(1981년) 등 사회적 코믹 영화도 선보였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고인은 프랑스 영화계의 가장 전설적 인물이며 프랑스 영화를 세계 무대에 알린 외교사절이었다"면서 애도의 뜻을 전했다.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