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고속도 이어 거가대교 내년 개통 '30~50분 생활권'
병원.유통.관광.교육 등 도시간 고객 유치전 치열

부산과 울산,거제를 연결하는 도로 개통으로 도시 간 경쟁시대가 본격 개막됐다. 신설 도로 덕분에 더 좋은 환경을 갖춘 아파트,병원,유통,관광시설을 좇아 이동하는 고객들이 늘면서 도시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부산 해운대구 좌동과 울산 울주군 범서읍 굴화리에 이르는 47.2㎞를 연결하는 부산~울산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양 지역 간 경쟁이 본격화됐다. 1시간이 걸리던 동부산권과 울산이 30분대 생활권으로 가까워져 인구와 경제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

해운대 일대 특급호텔들은 울산 고소득층을 겨냥한 패키지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해운대 그랜드호텔은 이달부터 점프 공연과 부산 아쿠아리움 등을 연계한 객실 패키지를 내놓고 울산지역 기업을 상대로 판촉활동에 들어갔다. 파라다이스면세점은 매주 두 차례 셔틀버스를 운행할 계획이다.

대형 병원들도 환자 유치에 나섰다. 이미 양산부산대병원에는 부산은 물론 경남,울산 주민들이 하루 1000명 이상 몰리면서 50% 이상 환자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진료에 들어간 양산부산대병원은 대학병원 565병상과 어린이병원 192병상 규모로 1차 개원한 데 이어 2010년께 총 1721병상의 동남권 최대 복합의료센터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 3월 부산대 의대관련 학과들이 입주하면 이 일대가 동남권 최대의 의료클러스터가 형성될 전망이다. 병원 관계자는 "경남과 울산지역에서 환자들의 치료문의 전화가 하루에도 수십통씩 오고 있다"며 "양산시도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에 나서는 등 의료메카 준비에 한창"이라고 전했다. 이에 맞서 울산 측도 고심 중이다. 울산지역 병원 관계자는 "대형 병원에 맞서 기술력과 서비스를 높일 수밖에 없다"며 "병원을 리뉴얼하는 등 고객유치 전략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2010년 부산과 거제를 연결하는 거가대교 개통도 초관심사다. 거가대교가 개통되면 차로 3시간 이상 걸리던 양 지역 간 통행시간이 50분 내외로 크게 단축돼 같은 생활권역으로 통폐합된다. 인구 360만명의 부산 대도시와 21만명 거제 소도시가 다리로 연결되면 거제지역의 중 · 고 · 대학 자녀를 둔 가구나 직장인 중 상당수가 부산으로 거주지를 옮길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의 대형 할인점 진출로 인해 지역상권도 재편될 전망이다.

부산발전연구원 주수현 지식경제본부장은 "부산과 양산,울산,거제 등 4개 도시는 앞으로 사실상 차로 1시간 내 동일경제권이 되는 만큼 도시 간 경쟁을 통해 의료,교육,관광 등 서비스산업은 물론 제조산업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동남권 상생 발전전략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