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법률지원단 소속인사 만나 주장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로 지목된 박모씨는 9일 자신이 실제 미네르바가 맞지만 허위사실을 유포한 적이 없고 인터넷에 글을 올릴 당시 공익을 해칠 의도도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검을 찾은 민주당 법률지원단 소속 인사들을 접견한 자리에서 자신이 `아고라'에 글을 올린 것과 관련, "소파상, 가구상, 원자재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분들이 환율 등 기타 주가와 관련해 얼마나 많은 피해를 보고 있느냐"며 "되도록 정확한 사실과 의견을 알려줘 손해를 줄이려고 했다"고 말했다고 접견한 이종걸 의원이 전했다.

박씨는 검찰이 `정부가 금융기관의 달러 매수를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는 글을 영장 청구의 사유로 삼은 데 대해 "아고라 등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기획재정부가 협조공문을 보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 사실을 통해 글을 썼다"며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재정부에서 협조을 요청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고 이 의원은 말했다.

다른 접견인은 박씨가 "오히려 내 글을 둘러싼 논란이 생기면서 글도 덜 올리고 자제해 왔는데 구속하겠다는 것이 황당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박씨는 `민유성 산업은행장을 낙하산 인사로 표현한 글 몇개에 대해 검찰 조사를 받았으며 허위사실이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것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박씨는 자신이 실제로 주식을 매매하거나 외환을 거래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집에서 컴퓨터를 사용해 글을 작성했으며, 주변 사람에게 한번도 자신이 미네르바인 사실을 밝힌 적이 없어 부모도 이 사실을 모를 정도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터넷에서 `경제대통령'이라는 폭발적 반응을 불러일으킨 데 대해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전문대 졸업 후 몇몇 직장에 근무한 적이 있었고, 검찰에 체포된 이튿날부터 한 중소 인테리어 업체에 출근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본인의 경력이나 학력, 정보 습득기회 등을 종합하고, 박씨가 신동아와의 인터뷰를 부정하고 있는 점 등을 볼 때 박씨가 처음부터 끝까지 글을 게재한 본인인가 하는 의심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법률지원단은 영장실질심사 단계에서부터 박씨에 대한 법률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김정은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