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부산시가 부산 기장군에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동부산관광단지 개발사업에서 계약금도 제때 받지 않은 채 설립등기조차 안된 외국계 회사와 실시협약을 체결,물의를 빚고 있다.

7일 부산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산시의 계약파트너로 지난달 19일 동부산관광단지 실시협약을 체결했던 동부산관광단지 개발 특수목적회사인 EBTC(대표 모하메드 나세르 카마스)는 계약 당일에는 설립등기조차 안된 회사였던 것으로 밝혀졌다.EBTC는 실시계약 체결 5일 뒤인 24일이 되어서야 부산지방법원에 등기설립을 했다.결국 계약 체결일에는 EBTC라는 회사가 존재하지 않은 셈이다.

또 부산시는 지난해 5월27일 기본계약을 체결하고,실시협약은 6개월 이내로 하겠다고 합의했지만 7개월 뒤인 지난해 12월 19일이 되어서야 실시협약을 이뤄냈다.그러면서 이행보증금 20억원을 계약 당일에 받지 않고 열흘 뒤인 12월 말까지 납부기한을 미뤄줬다.이로 인해 부산시가 계약성사에만 몰두해 외국계 계발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끌여다녔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시협약과 별도로 또다시 열흘 뒤인 12월 30일 동부산관광단지 예정부지(368만㎡)를 대상으로 매매계약을 하기로 했으나 10%의 계약금은 계약 한달 뒤인 2009년 1월 30일까지 납부를 미뤄주었다.하지만 하지만 EBTC의 민간개발사업자인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소재 알알리그룹(AAG)은 부지매매계약의 일방적 연기는 물론 보증금 20억원조차 납부하지 않고 있다.

건설업체 관계자들은 “부산시가 대형 외자유치사업을 하면서 구체적인 사업성과 사업자의 적격성 등을 따져보지도 않고 계속 외국업체의 요구에 질질 끌려가는 형상을 연출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계약조건에 맞춰 새로운 업체를 선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산관광단지는 부산 기장군 시랑리 대변리 일대 367만8392㎡에 올해 말부터 2017년까지 3단계로 나눠 총사업비 3조7000억 원을 투입,영상 테마파크 호텔 카지노 콘도미니엄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