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증권 매각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박용석 검사장)는 10일 오전 8시 15분께부터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을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검찰은 박 회장을 상대로 세종증권 내부정보 이용 주식거래,휴켐스 헐값 인수 및 주식매매,홍콩법인 조세포탈 등 3대 의혹을 중심으로 혐의를 추궁하고 있다.검찰은 박 회장의 혐의가 구체화하는 대로 내일쯤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2005년 6~12월 정대근(수감중) 당시 농협회장으로부터 세종증권을 인수할 것이라는 내부정보를 얻은 뒤 세종증권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여 200억원대의 시세차익을 올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그는 또 농협의 알짜 자회사인 휴켐스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입찰가보다 322억원 싼 가격에 인수했는데 검찰은 이 과정에서 박 회장이 정 전 회장에게 20억원을 건넸다가 되돌려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이 돈이 인수 청탁 명목으로 전달된 것인지에 대해 확인하고 있다.

박 회장은 또 홍콩에 현지 법인을 세운 뒤 800억원대의 배당수익을 챙기고도 200억원대의 소득세를 탈루한 것으로 알려져 검찰이 조세포탈이나 외환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형사처벌 가능한지 법리 검토를 벌여왔다.

검찰은 이와 함께 박 회장이 농협의 자회사로 국내 최대 비료회사인 남해화학 인수를 추진하면서 로비를 벌인 정황을 포착하고 이를 추궁하는 한편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인 건평씨(구속)가 박 회장이 소유한 리얼아이디테크놀러지사의 주식 10억원어치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내부정보를 줬는지도 캐고 있다.

검찰은 이밖에 박 회장이 세종증권을 매매한 시기에 일정 규모 이상 같은 주식을 매입·매도한 내역을 토대로 시세차익을 남긴 인물들을 추려내 이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는지와 차명거래를 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