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 탤런트 최진실씨가 2일 아침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됨에 따라 사망 시간을 전후로 한 행적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토대로 행적을 시간대별로 재구성했다.

최씨는 1일 오후 2시부터 4시30분까지 서울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모 제약의 지면 CF촬영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최씨는 몸이 안 좋아 예정된 촬영 스케줄을 다 소화하지 못하고 도중에 중단했다. 그 뒤 소속사 사장, 로드매니저인 박모씨 등과 함께 소주 3병가량을 마셨다. 취한 상태로 최씨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 밤 12시께 귀가했다. 귀가 중 승용차 안에서 매니저에게 여러 차례 "죽고싶다"는 얘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거주하고 있는 아들과 딸이 잠든 것을 본 최씨는 안방에 있는 어머니 정씨에게 갔다. 최씨는 안방 침대에 걸터 앉아 어머니에게 "세상 사람들에게 섭섭하다. 사채는 나와 상관없는데 왜 이렇게 괴롭히는지 모르겠다"며 '사채설 괴담'에 대해 울며 하소연했다.

울다 일어난 최씨는 목욕탕 안으로 들어간 후 문을 걸어 잠궜다. 정씨는 목욕탕 문을 열라고 했으나 최씨가 "엄마는 그냥 가서 주무시라"고만 하고 문을 열지 않았다. 평소에도 딸이 힘들 때면 목욕탕에 자주 들어간 것을 봐왔던 정씨는 2일 오전 0시 30분께 손자 방에 들어가 잠을 잤다.

최씨는 0시42분께와 3분 뒤 평소 친하게 지내던 메이크업 담당자 이모씨에게 "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야.혹 언니가 무슨 일 있더라도 OO와 XX(자녀 이름)를 잘 부…"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 2건을 보냈다. '부'는 '부탁한다'를 미처 다 쓰지 못한 표현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2일 오전 4시께 잠에서 깬 어머니 정씨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최씨의 방에 들어갔다. 하지만 최씨의 침대는 누운 흔적도 없이 깨끗한 상태였다. 불길한 생각이 든 정씨는 목욕탕 문을 열려고 했으나 전혀 반응이 없었다. 정씨는 6시께 열쇠업자를 불러 문을 열었다. 목욕탕 안에는 최씨가 목을 맨 채 숨져 있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