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도박게임인 바카라 및 포커 사이트를 통해 수백억~수천억원을 벌어들여 호화생활을 누린 도박조직 2개를 검거했다.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부장검사 김주선)는 28일 2007년 2월부터 올 8월까지 필리핀 마닐라에 바카라 게임장을 개설하고 인터넷으로 이를 생중계하면서 1000억여원을 챙긴 이모씨(35) 등 4명을 도박개장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2006년 8월부터 올 6월까지 일본 태국 등에 서버를 둔 인터넷 포커 사이트를 통해 하루 판돈 40억~50억원 규모의 도박장을 운영하면서 딜러비조로 800억여원을 챙긴 도박조직을 적발해 윤모씨(40)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필리핀에서 바카라게임 인터넷중계서비스가 합법인 점을 이용,현지인과 함께 '베가 월드'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현지 딜러 30여명을 고용해 전문도박장을 차렸다. 본사 밑에 독자적으로 도박장을 개설하는 역할을 맡은 9개 영업사이트를 만들고 각 사이트마다 영업파트너를 뒀다. 이들은 영업파트너가 모집한 손님들(인터넷 도박자들)로부터 차명계좌 수백~수천개를 통해 돈을 입금받으면서 1000원당 1달러의 비율로 게임머니를 지급했다.

이씨 등은 1년6개월간 끌어모은 자금(손님의 베팅금액) 5000억여원의 20%인 1000억여원을 챙겼다. 바카라는 가장 간단한 트럼프게임을 말한다. 손님이 '플레이어ㆍ뱅커ㆍ타이(무승부)' 어느 한쪽을 택해 일정 금액을 베팅하고 딜러로부터 순차적으로 받은 트럼프카드 2~3장의 합계 맨 뒷자리수가 9에 가까운 쪽이 승리한다. 5000억여원의 자금은 모두 내국인이 입금했다. 이들 중에는 하루 1억원 이상을 송금한 사례도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대로 상습도박죄를 적용해 엄벌할 방침이다.

도박조직들은 이를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호화생활을 영위했다. 검찰은 바카라 조직으로부터 1만원권 현금 15억7000만원,부산 해운대 골든스위트 80평형 등 부동산 3건의 임차보증금 11억4000만원,논현동 고급빌라 50평형 등 부동산 6건의 거래신고가 기준 32억1000만원 등 범죄수익 123억여원을 환수했다. 검찰은 포커조직으로부터는 서울 종로 관훈동 인사아트프라자 부지 677㎡(공시지가 117억원)를 환수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차명계좌 발견 즉시 지급정지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법무부에 관련법 개정을 요청할 계획이다. 현재는 법원으로부터 기소전 몰수추징명령보전을 받아야만 계좌에 대한 지급정지가 가능하지만 차명계좌에 입금된 검은 돈은 1~2일 내에 다른 차명계좌로 이체되거나 인출되므로 현 제도는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검찰은 통신사업자들이 해외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모니터링하고 자체적으로 접속을 차단할 수 있도록 방송통신위원회ㆍ법무부에 법령개선을 적극 건의키로 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