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女 '타짜' 등 사기도박 일당 7명 기소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이홍재 부장검사)는 25일 중국에 있는 가짜 카지노로 피해자들을 유인해 수억원을 뜯어낸 혐의(사기)로 나모(46.여)씨 등 2명을 구속 기소하고 박모(53)씨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5월 중국 웨이하이에 카지노를 마련해놓고 40∼50대 한국인 남성 3명을 데려가 8억5천만원을 잃게 한 뒤 이 돈을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나 씨는 재력이 있는 중ㆍ장년층 남성들에게 자연스럽게 접근하기 위해 경비행기 학원에 등록해 다니기도 했으며 이런 식으로 알게 된 피해자들에게 함께 골프 여행을 가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자신이 결혼을 하기로 약속한 남성도 중국 카지노에 데려가 억대의 돈을 잃게 했으며 형부는 `바람잡이', 언니는 빚 수금 역할을 하는 등 가족이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에 있던 카지노는 나 씨 등이 중국인들에게 2천만원을 미리 보내 몇 시간만 운영되도록 한 것으로, 당시 그곳에 있던 다른 중국인 손님들 또한 바람잡이였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나 씨 등은 피해자들이 현장에서 외상 도박을 하도록 한 뒤 자신들이 돈을 대신 갚았다며 한국에 돌아와 돈을 받아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 밖에도 여성을 앞세워 남성들을 도박판으로 끌어들인 뒤 수천만원의 사기 도박을 한 혐의로 김모(38.여) 씨를 구속 기소하고 허모(54) 씨 등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 마담'이라고 불리는 `타짜'인 김 씨는 음식점 등에서 의도적으로 합석하는 방식으로 남성 3명에게 접근해 이들을 남한산성 주변 음식점에 마련된 도박판으로 끌어들여 트럼프 카드나 화투를 중간 중간 몰래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5천만원을 따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이들과 함께 범행을 하다 적발된 김모(51.여) 씨는 일명 `도리짓고땡'의 국내 최고수로 손꼽히는 사람이라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미인계'를 이용한 나 씨와 정 씨가 나이가 있는 편이지만 상대 남성들이 40-50대 중장년층이다보니 이들이 상당한 매력을 갖고 있다고 느낀 것 같다"며 "피해자들 중 일부는 검찰에 불려 나오기 전까지 사기를 당한 사실을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setuz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