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 에너지단지 건립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가 미래 60년의 새 비전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을 제시하고 실천계획의 일환으로 '그린에너지산업 발전전략'을 내놓으면서 기업들의 신재생에너지단지 건립 경쟁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그린에너지산업 발전계획'은 태양광ㆍ풍력ㆍLED(발광다이오드) 등 9대 유망분야를 선정해 향후 5년간 연구개발(R&D)에 민간 1조3000억원,국가예산 1조7000억원을 투자,관련 기술력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게 골자다. 기업들도 이 분야의 무한한 발전가능성에 주목하며 너도 나도 뛰어들고 있다.

LG는 최근 신재생에너지특구로 지정된 충남 태안에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건립,가동에 들어갔다. LG가 100% 출자해 설립한 자회사 LG솔라에너지는 지난 3일 태안군 원북면 방갈리 일대 30여만㎡의 대지에 1100억원을 들여 순간 최대발전용량 14㎿급인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준공하기도 했다.

삼성물산은 전남 진도에 220억원을 투자해 1500여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3㎿급 태양광 발전소 '솔루채 진도'를 지난 4일 준공했다. 그 동안 잉곳ㆍ웨이퍼ㆍ셀ㆍ모듈 등 태양광 관련 원료 및 소재 부품 공급사업에 주력해 온 이 회사는 발전소 건립을 계기로 전력 판매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4일 포항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발전용 연료전지 공장을 준공하고 상업생산에 들어갔다. 이 공장은 연간 50㎿ 규모의 발전용 연료전지 생산능력을 갖췄다. 이는 1만7000여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지금까지 세계 최대인 미국 코네티컷주 FCE사 공장이 생산하는 전력의 2배다.

지방자치단체들은 기업유치와 미래형 에너지원 확보를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지자체들은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기업 유치에 앞다퉈 나서는가 하면 신재생에너지의 메카로 도약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태양광 관련 공장들이 속속 유치되면서 새로운 태양광산업 메카로 부상하고 있는 충북은 기업들과 손잡고 태양광 부품소재산업의 허브화를 통한 '아시아 솔라밸리(Solar Valley)' 조성을 추진 중이다. 충북은 또 청주∼오창∼증평∼음성∼충주를 잇는 산업단지를 태양광 전문산업단지로 지정해 태양광 기업 집적화를 추진하고 있다. 충북도와 투자협약을 체결한 태양광산업관련 업체인 에이원테크는 증평산업단지 3만2000㎡ 부지에 2010년까지 3600억원을 투자해 솔라 셀 개발 및 생산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현대중공업은 음성군 소이면 옛 한라중공업 부지에 300억원을 들여 태양전지 모듈 생산시설을 구축했고 조만간 2단계 태양광발전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증평에 솔라 셀 공장을 완공하고 본격 양산을 앞두고 있는 신성이엔지를 비롯 한국철강 등 태양광산업체들은 이미 생산시설가동을 시작했거나 추가 시설을 건립 중에 있다.

대전도 미래 친환경 동력사업인 신ㆍ재생에너지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대전시는 신ㆍ재생에너지의 기업인 웅진에너지를 올 초 유치했다. 최근에는 대덕특구1단계 산업용지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자 조사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선호도를 파악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유치에 나섰다. 대전시는 연구기관,대학,기업 간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내달 4일 비전선포식을 갖는 등 신재생에너지 R&BD 허브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구ㆍ경북은 울진~포항을 잇는 동해안 에너지 벨트와 포항~대구~구미~김천~상주를 연결하는 신재생에너지 벨트조성을 구상 중이다. 경주~포항~영덕~울진에 이르는 청정에너지밸리는 총 사업비 4조4000억원이 투입돼 조성된다. 30㎢ 규모의 대구 포항 구미 국가산단도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전망이다. 경북도의 구미와 김천도 관련 기업 유치를 통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구미공단과 새로 조성되는 구미국가공단은 신재생에너지 단지로 재편되고 있다. 구미에는 솔라셀 및 솔라모듈 생산(STX에너지),2차전지용 탄소소재(GS칼텍스+신일본석유 합작),리튬이온전지용 분리막(엑손모빌), 차세대 배터리 제조 및 R&D(캐나다 일렉트로바야사)와 같이 에너지산업의 핵심 부품ㆍ소재를 만드는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입주하고 있다. LG전자,LG실트론 등 구미공단에 있는 LG계열사들도 태양전지 셀과 모듈 생산으로 사업방향을 급선회하고 있다.

김천에는 태양광발전(삼성에버랜드)과 열병합발전(코오롱/STX에너지),풍력발전(김천풍력발전) 등 발전업체들이 들어서고 있다. 독일 푸어란드사와 DMS,에너지환경연구소도 공동으로 국내 최대규모인 24만㎡ 규모의 풍력발전설비 제조단지를 김천에 건립할 예정이다. 문경에도 풍력발전설비 부품을 제조하는 케이디컴 문경공장이 33만㎡ 규모의 풍력발전설비단지 개발을 준비 중이다. 대구시는 새로 조성되는 달성국가공단과 성서공단을 신재생에너지 단지로 만드는 방안을 적극 고려 중이다.

대전=백창현,대구=신경원,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