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건강하던 김모씨(50)는 지난 겨울 갑작스런 뇌졸중으로 입원해 수술을 받았다.

기사회생했으나 평소 이런 일이 생기리라고 생각도 못했던터라 한번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온 후로는 예전의 자신감을 되찾을 수 없었다.

두려움을 떨치려 노력해도 진전이 없었고 약물치료를 받을까 생각했지만 이 역시 회의가 들어 고려대 안암병원 통합의학센터에서 명상치료를 받았다.

이젠 질병에 대한 공포감을 극복하고 활기찬 삶을 되찾았다.

◆제도권 의학계의 보완의학 흡수=10여년 전부터 경희의료원과 포천중문의대 등이 양한방 통합과 보완대체의학 도입을 추진해왔다.

최근 고려대의료원은 이보다 폭넓고 구체적이며 검증된 치료시스템을 융합하려는 시도에 나섰다.

서양의학 진단과 치료를 기본으로 적용하고 음악치료 미술치료 무용치료 등 예술치료와 명상 기공 등 보완대체의학치료를 통합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통합의학(integrative medicine)은 양방의 한계를 극복해 치료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작용은 최소화하려는 취지다.

특히 대한의사협회가 산하 의료일원화특위를 통해 예술치료 보완대체의학은 물론 장차 한의학까지 흡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다음은 안암병원에서 이뤄지는 주요 통합의학치료들이다.

◆미술치료=그림 조소 디자인 공예 서예 등을 통해 언어로 표현하기 힘든 환자의 심리 상태와 내면의 욕구를 진단하고 안정감과 즐거운 심리상태를 유지시켜 줌으로써 환자의 상태를 호전시킨다.

과도한 스트레스,분노,우울증,불안증 등으로 정신적 안정이 깨진 성인이나 컴퓨터중독 등에 빠져 자율성을 상실한 어린이 청소년에게 실시하면 질병으로 굳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또 정신분열증 암 성적학대피해 알코올중독 노인성질환 등에 걸렸거나 대형수술 장기입원 등으로 의욕이 꺾인 환자에게는 실시하면 재활치료가 된다.

미술치료를 받으면 스트레스가 줄고 활력을 되찾아 자아인식 증진,근육조절 활성화,대인관계 개선,갱년기장애 완화,우울증 개선,산모를 위한 태교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음악치료=음악감상 및 연주를 통해 개인의 육체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심리.사회적 건강을 총체적으로 개선한다.

통증치료,신경재활치료,심리치료,웰니스치료 등 네 가지로 세분할 수 있다.

통증치료란 암 만성통증 불안 우울 피로 스트레스 등으로 고생하는 환자를 음악을 통해 신경.생리학적으로 부활시켜 통증과 불안을 줄이고 면역기능을 높이며 긍정적인 정서반응을 유도하는 것이다.

신경재활치료란 뇌졸중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발달장애 자폐증 등에 걸린 환자에게 보행능력 운동감각을 개선하고 언어.심리.사회재활을 시키는 것이다.

심리치료는 대인관계 기피증,사회 부적응증을 겪는 사람들에게 프로그램된 음악감상과 임상즉흥연주를 통해 내면세계와 타인의 심리를 이해토록 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웰니스치료는 암환자나 만성질환에 걸린 노인이 심신이 하나되는 체계적 맞춤식 건강관리를 할 수 있게 해준다.

◆명상치료=명상은 밝고 건강한 마음을 갖게 하고 몸의 자연치유력을 높여준다.

무엇보다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다스려 우울증 불안증 섭식장애 강박장애 등 정신질환,심부전 뇌졸중 고혈압 등 뇌심혈관 질환,두통 환상통 요통 등 만성통증,당뇨병 소화장애 등 내과질환,암 등의 치료 전반에 도움이 된다.

◆복원운동치료=동양의 건강법으로 전래돼온 기공 호흡법 도인술(체조) 태극권 등을 현대인에 맞게 재응용한 운동이다.

심신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데다 관절에 부담이 없어 과격한 운동이 어려운 노인이나 통증환자에게 적합하다.

명상치료시 나타나는 효과 외에도 신경쇠약 파킨슨씨병 당뇨병 골다공증 관절염 만성피로 등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