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는 29일 오후 2시 서울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에서 '제2회 영어수업 발표회'를 열었다.

최근 영어수업이 관심을 끌면서 전국 각지에서 350여명의 영어교사들이 수업을 참관했다.

영어수업 발표회는 교육부가 영어로 진행하는 교수-학습 방법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2006년부터 추진한 대회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를 통해 영어수업의 우수 모델 개발 및 정착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참석한 영어교사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첫 순서로 경북 점곡초등학교 김정희 교사는 '맞춤형 싱킹 플레이(Thinking Play) 활동으로 영어 말하기 자신감을 길러요'란 수업을 진행했다.

김 교사는 영어수업 개선 방안을 내놓아 초등부문 1등급 우수 교사로 뽑혔다.

30분 동안 진행된 수업에서 그는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수영을 할 수 있나요" "뛸 수 있나요" 등 5가지 질문을 주고 "예" "아니오" 라는 답변을 반복적으로 유도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에서 초등학생을 가르친다는 한 교사는 "학생들의 답변을 유도하는 교사의 질문이 지나치게 단순하다"며 "교과서를 재구성하기 보다 교과서에만 충실한 수업"이라고 평가했다.

충남지역의 한 영어교사는 "굉장히 기대를 하고 왔는데 다소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수업이 전반적으로 학생과 교사의 상호작용에 의해서라기 보다는 교사 중심적이었다"며 "학생들이 암기된 답변이 아닌 창의적인 답변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지겨움을 잘 느끼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효과적으로 반복 학습을 시도했다는 평도 있었다.

강원도 지역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교사는 "같은 내용을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게 다양한 부교재를 많이 활용했다"며 "교사가 노래와 율동을 직접 하면서 아이들의 흥미를 끌었다"고 말했다.

중등 수업은 송은순 서울 신상중 교사가 인터넷 쇼핑을 주제로 읽기,듣기,말하기,쓰기의 '스테이션-러닝(Station-learning)' 순서로 진행했다.

송 교사는 소집단 협력학습 중심의 의사소통 능력 신장 방안을 주제로 중등부문에서 1등을 차지했다.

강원도에서 온 전향희 교사(43)는 "100% 영어 수업을 시도해야 겠다는 자극을 받았다"며 "자리를 이동하며 배우는 스테이션 러닝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윤에스터 안산 송화중 영어교사는 "학생 수도 적고 상위권 학생이었기에 가능했던 수업같다"며 "40~50명의 중하위권 학생들이 섞여 있는 현실에선 적용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함은경 김해외고 영어교사는 "연구 시범 수업은 새로운 접근법을 보여줘야 하지만 이미 있는 방법을 보여주는 데 그쳤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또 영어수업을 100% 영어로 진행하는 차기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다.

문법과 독해 수업을 하고 있다는 김 교사는 "뇌해부학,법학,사회학 등 독해 수업 전에 습득해야 할 배경 지식을 영어로 다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며 "영어수업이 영어 실력 자체는 늘릴지 몰라도 콘텐츠 이해도는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