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사립초등학교 입학원서 접수가 다음 달 3일 시작되는 가운데 '명문'과 '비명문' 학교 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과거 명문으로 이름을 날렸던 일부 학교는 인기가 시들해져 정원도 못 채우는 반면 '신흥' 명문학교에는 벌써부터 학부모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고등학교나 중학교의 경우 대학 또는 특목고 진학률 등으로 명문학교를 가리지만 초등학교의 경우 입학 경쟁률로 승부를 건다는 게 교육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지난해 계성초등학교가 8.9 대 1로 서울 사립초등학교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신흥 명문으로 급부상했다. 이 학교는 원래 명동에 있었으나 2년 전 서초구 반포동으로 이전했다. 사립초등학교 중 유일하게 서울 강남권에 위치해 있다는 게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강북구 미아동의 영훈초등학교도 영어몰입교육(Immersion Program)을 실시,학부모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경쟁률은 6.6 대 1이었다. 영어 몰입교육이란 과학,수학,사회 과목 등을 영어로 배우는 것으로 학생들은 수업 시간의 절반을 한국인 교사에게,나머지 절반은 원어민 교사에게서 받는다.70여명의 교사 중 절반 가량인 32명이 외국인이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손자이자 이재용 전무의 아들인 지호군(8)이 현재 이 학교에 다닌다.

반면 전통의 3대 명문이었던 경기,경복 등의 인기는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다. 경기초등학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들인 전재만씨,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이서현 제일모직 상무보,정유경 조선호텔 상무 등 정재계의 내로라 하는 인사들이 졸업한 학교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계성 영훈 등에 명문 자리를 내주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성북동,돈암동 등 부자동네에서 이 학교로 자녀들을 많이 보냈으나 최근에는 해당 동네의 초등학교 입학연령 아동수가 부쩍 줄었다"고 설명했다. 경복초등학교 역시 지난해 2.3 대 1의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사립초등학교의 경우 입학금은 학교마다 차이가 있지만 100만원 안팎이며,분기별(3개월) 학비는 2007학년도 기준 150만원 수준이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