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방경찰청 소속 전경이 자신의 부대에서 성추행과 각종 가혹행위가 자행되고 있다며 최근 시민단체에 장문의 편지를 보내 파문이 일고 있다.

해당 부대에서는 지난 8월에도 가혹행위가 확인돼 전경 3명이 다른 부대로 전출간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경기경찰청과 군사상자 유가족연대에 따르면 경기지역 모 전경대 소속 전경 A씨는 군사상자 유가족연대에 전한 A4용지 6장 분량의 제보편지를 통해 "선임병 B씨가 (자신을) 성추행하고 이에 적극적으로 따르지 않자 군기가 빠졌다고 욕설을 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선임병 C씨는 후임병을 상대로 성행위 흉내를 내고 반응이 없다며 구타했다고 A씨는 밝혔다.

A씨는 또 "선임병 D씨가 '아침에 잠이 덜 깬 얼굴을 하고 있다'며 얼굴과 정강이를 구타하고 월급통장을 달라는 것을 거절하자 발로 걷어차는 등 수차례에 걸쳐 가혹행위를 했다"고 편지에 썼다.

선임병 D씨는 후임병들이 일을 못한다며 다리미로 다리를 지지고 관물함을 뒤져 후임병의 보급품을 가져가는 등 수시로 후임병들을 괴롭혔다고 A씨는 호소했다.

A씨는 ▲당직관이 근무시간에 나가서 술 먹고 왔다 ▲소대장이 대원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소화기를 던졌다 등 전경들을 지휘하는 경찰직원들에 대해서도 불만의 글을 적었다.

A씨는 가혹행위를 한 선임병 10여명과 피해를 입은 후임병 10여명의 이름도 편지에 명시했다.

제보편지를 접한 군사상자 유가족연대는 A씨를 면담해 편지 내용을 확인했으며, 경기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실은 A씨가 속한 전경대 직원과 대원들을 상대로 26일 감찰에 들어갔다.

A씨가 속한 전경대의 한 전경은 앞서 지난 6월 21일 경기경찰청 홈페이지 '청장과의 대화방'에 부대내 가혹행위를 신고했으며, 경찰은 자체조사를 거쳐 선임병 3명을 8월 17일자로 다른 부대로 전출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전경대 관계자는 "전출시킨 3명은 후임병들의 행동이 굼뜨다며 얼차려를 시킨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기경찰청이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김기현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경기경찰청 소속 전.의경 64명이 복무규율위반으로 처벌을 받았으며 이 가운데 12명은 가혹행위와 관련된 것으로 조사됐다.

(수원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c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