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건호 회장은 지난 3일 자본시장통합법 국회 통과 소식을 듣자마자 협회 지하 1층 헬스장으로 내려가 30분을 달렸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흥분된 마음을 가라 앉히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는 게 황 회장의 얘기다.

"자통법을 준비한 건 2년6개월 됐지만 개인적으로는 90년대 초 대우증권 임원으로 있을 때 위탁매매 중심의 사업구조를 바꾸려고 노력했던 꿈이 이제서야 실현되는 것 같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시대를 앞서가려는 집념과 열정의 소유자임을 느끼게 된다.

황 회장에게 늘 '업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자본시장 국제화 1세대로 불리는 그는 대우증권에 근무하던 1984년 국내 처음으로 '코리아펀드'를 뉴욕증시에 상장시켰다.

또 국내 대기업들이 처음으로 해외 전환사채(CB)를 발행할 때도 주간사 업무를 맡는 등 주요 해외증권 발행업무를 도맡았다.

대우증권에서 최연소 임원과 부사장을 거쳤고,메리츠증권 사장 시절엔 국내 최초로 부동산을 이용한 '리츠' 상품을 내놓으며 특화 증권사로 키워냈다.

그는 최초의 '경선 출신 협회장'이라는 기록도 갖고 있다.

2004년 2월 업계 처음 실시된 증권업협회 회장 경선에서 당선된 데 이어 올해 2월 연임에도 성공했다.

황 회장은 1976년 대우증권에 입사한 후 30여년을 증권업계에 몸담고 있는 정통 증권맨이다.

협회장으로 취임 이후 증권사 간 수수료 인하 출혈경쟁을 끝낸 데 이어 '주식으로 저축하기' 캠페인,연기금 주식투자가 가능하게 된 기금관리기본법 개정,퇴직연금제도 도입 등 주식투자 기반을 넓히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도 듣는다.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 설립을 주도해 투자자 교육을 통한 투자자 보호에도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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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1951년 강원도 평창 출생 △1974년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1976년 대우증권 입사 △1984년 대우증권 뉴욕사무소장 겸 코리아펀드 부사장 △1989년 Rutgers대 대학원 경제학과 졸업 △1991년 대우증권 기획담당 이사 △1998년 대우증권 전무 △1998년~현재 금융발전심의회 위원 △1999년 대우증권 부사장 △1999년 메리츠증권 사장 △2004년~현재 한국증권업협회 회장(2007년 재선임) △2007년 금융산업발전협의회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