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어도 짜증이 치솟는 여름, 몸이 무거운 임산부는 더욱 지치는 계절이다.

안정을 취해야 하는 임신부들이 임신과 계절적 요인으로 오히려 우울증에 빠져 본인과 태아 건강에 해를 끼치기도 한다.

여름철 임신부 건강 유의사항을 알아본다.

◇임신부 우울증 태아 발육에 악영향 = 장마철 같이 흐린 날씨가 계속되면 일반인도 쉽게 우울해진다.

이런 '계절성 우울증'은 일조량이 줄어드는 가을, 겨울철에 우울증이 시작되고 일조량이 늘어나는 봄, 여름에 증상이 저절로 회복되는 현상이 매년 반복된다.

햇빛이 줄어들게 되면 멜라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줄어들게 되면서 신체리듬이 깨어져 우울증을 유발한다.

멜라토닌은 뇌속의 송과선이라는 부위에서 밤에 집중적으로 분비하는 호르몬으로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임산부의 경우 장마철 외출이 번거롭고, 몸이 힘들어지면서 우울 증상이 심해진다.

계절성 우울증도 일반 우울증과 마찬가지로 기분이 우울해지고 원기가 없으며, 쉬 피로하고, 아무 것도 하기 싫어지고 의욕이 없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하루종일 무기력하게 누워지내고 식욕도 왕성해져 탄수화물 섭취가 늘어나 살이 찌기도 한다.

특히 고령 임신 여성일수록 임신에 따른 스트레스나 우울증 빈도가 높을 수 있다.

고령 임산부의 경우 사회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생활 중단이나 육아에 대한 스트레스가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임산부의 우울증이 가장 염려되는 부분은 바로 태아에 미치는 영향이다.

우울증에 걸리게 되면 임산부는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의욕도 없어진다.

식습관도 불규칙해져 식사량이 줄어들거나 급격히 늘어나 체중조절이 어려워지기도 한다.

결국 이런 신체적, 심리적 변화는 자궁 내 태아 발육에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임신 중 우울 증세가 나타나면 반드시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고 충분히 수면을 취하며 정신 요법과 자기 자신 통제를 통하여 우울증세를 극복하도록 한다.

이 때 남편의 역할이 크다.

자주 대화를 나누고 아침 저녁으로 가벼운 조깅으로 임산부의 기분을 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휴가철의 가족 여행도 임산부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방법이다.

◇여름철 임신부 운동으로 좋은 수영 = 활동량이 지나치게 감소하면 오히려 임신부의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지나치게 과격하거나 다칠 위험성이 있는 운동이 아니라면 제한할 필요는 없다.

최소 20분 정도의 운동을 일주일에 3회 정도 규칙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좋으며, 낮은 강도에서 시작해 서서히 운동량을 증가시킨다.

한낮에 운동을 하는 것은 피하고, 운동 중에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다.

운동을 할 때에는 몸에 잘 맞는 옷을 착용하도록 한다.

여름철의 임신부 운동으로 수영이 좋다.

임신부는 실내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단, 고혈압이 있거나(임신 중독증) 심장 및 폐질환이 있는 임신부, 출혈이나 조기 진통의 위험성이 있는 임산부들은 운동보다 안정을 취하는 우선이다.

◇임신 중 해외 여름휴가 괜찮아 = 임신 중독증 등의 고위험 임산부가 아니라면 자동차나 기차, 항공 여행이 모두 가능하다.

비행기를 이용한 외국 여행도 임신 37주 까지는 허용된다.

자동차 여행 중에는 반드시 3점식 안전벨트를 착용해야 하는데, 위 벨트는 대각선으로 유방과 유방 사이를 지나게 하고, 아래 벨트는 배아래 쪽 허벅지 윗부분을 통과하도록 한다.

임산부가 오랫동안 앉아서 이동해야 하는 경우에는 혈전증(피가 응고되어 혈관을 막음)의 위험이 높아지므로, 적어도 한 시간에 한 번씩 다리를 올려놓거나 수시로 자세를 바꾸고 휴게소 등에서 걸어 다니는 것이 좋다.

비행기 내에서도 한 시간에 한 번씩 가볍게 걸어 다니면서 몸을 풀어준다.

해외여행을 할 경우에는 감염성 질환의 위험이나 출혈, 진통 등의 돌발적인 상황에 대한 대비하도록 한다.

◇탈수 예방 위해 휴식 충분히 = 무더운 여름철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이 탈수다.

일반인에 비해 쉽게 탈수 현상을 겪을 수 있는 임신부는 특히 야외에서 체온과 수분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탈수는 심한 경우, 임신부 혈중의 옥시토신의 농도를 상승시켜 조기 진통을 유발할 수도 있으므로 땀을 많이 흘리면 바로 적절한 수분 보충을 해야 하며,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

온도 관리를 위하여 임신부는 가능하면 아침과 저녁 시간에 외출을 하도록 하고, 밝은 색의 면이나 린넨과 같은 소재의 옷을 입는 것이 땀을 흡수하고 통기에 도움이 된다.

자주 샤워를 하고 낮잠을 자는 것도 임신부의 몸 안의 열을 밖으로 배출시켜 고 체온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도움말 : 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윤세창 교수, 대한산부인과학회)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