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중국해에서 12일 새벽 중국 컨테이너선 진성(金盛)호와 충돌하는 바람에 침몰한 골든로즈호의 실종 선원 가족들은 22일 오전 10시50분(이하 현지시간)께 한국인 선장 허용윤(58)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되자 깊은 절망에 빠졌다.

이날 오전 8시45분 귀국길에 올라 오후 5시께 골든로즈호의 관리회사인 부산 동구 부광해운 사무실에 도착한 선원 가족 15명은 뒤늦게 허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전해듣고는 그동안 참고, 또 참았던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21일 행방이 묘연했던 구명벌(침몰시 자동팽창되는 보트식 탈출기구) 1대가 골든로즈호에 묶인 채로 발견된데 이어 미얀마 항해사로 추정되는 시신 1구가 발견됐을 때까지만 해도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기에 이들의 슬픔은 더했다.

가족들은 "한국과 중국 정부 관계자는 우리가 사고해역인 옌타이(煙臺)에 도착한 15일부터 골든로즈호의 선주를 애타게 찾았는데 부광해운 측이 미온적으로 대처해 선체수색이 늦어졌고, 이 때문에 구조될 수도 있었던 선원들이 모두 수장된 것 아니냐"며 오열했다.

가족들은 특히 "시신이 기관실에 있을 경우 선체수색이 힘들고, 인양이 안될 수도 있다"는 부광해운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는 "시신이라도 모두 찾아야 될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가족들은 부광해운 임직원들을 상대로 선체수색이 지연된 이유와 인양된 시신의 수송이 지연돼 시신이 바지선 위에 오랜 시간 방치된 경위 등을 거칠게 따지다 결국 체념한 듯 한숨을 내쉰 뒤 후속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