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사건'의 범인이 한국 교포 학생으로 밝혀지면서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과 유학 관련 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유학 준비생들은 이번 사건으로 미국 내 '반한(反韓)' 감정과 함께 비자 발급 차질 등을 우려하고 있으며,유학원들은 유학 수요가 위축될까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18일 주요 유학원들에는 미국 유학 및 어학 연수의 안전 문제를 문의하는 전화가 쇄도했다.

유학 전문기업인 iAE 유학네트 관계자는 "미국 유학을 계획 중인 학생들로부터 현지 상황 및 입학일을 연기할 수 있는지,미국 비자 발급에 문제가 없는지에 대한 문의 전화가 하루 종일 걸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 대신 캐나다로 유학 지역을 변경하려는 학생들의 상담 전화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오는 5월 어학 연수차 미국으로 떠날 예정인 이모씨(24·부산)는 "연수 지역이 미국 동부 지역으로 버지니아에서 멀지 않아 걱정이 된다"며 "캐나다 등으로 나라를 바꿔서 갈 수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7월 미국 플로리다로 출국 예정인 유학 준비생 백모씨(29·여)는 "비자 인터뷰가 다음 주인데 이번 일로 미국 대사관에서 한국인들에게 비자를 안 주려고 까다롭게 인터뷰를 하지 않을까 불안하다"고 말했다.

○…미국 유학 준비생들의 이 같은 우려와 달리 한국에서 공부 중인 미국 버지니아 공대생들은 한국 학생에 대한 보복 테러 가능성을 일축했다.

버지니아 공대와 자매 학교인 건국대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화학과 4학년생 션 세틀(22)은 "우리 학교는 다양성이 보장되는 곳이라 이번 사건으로 한국 학생들에게 보복을 가하는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캠퍼스에 한국계 학생이 많고 그들과 친구로 지내는 토종 미국인들도 많으니 한국계 전체가 문제 있다는 식의 편견이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민족문제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성선화/송형석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