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신창초등학교 등 회장단 선거에 시범실시

'쓰레기를 줍겠습니다.물을 아껴쓰겠습니다'


13일 광주 신창초등학교 학생회장.부회장 선거현장.후보들은 저마다 공약을 말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공약은 우리내의 선거처럼 거창하지 않았다.

말 그대로 생활 밀착형이었다.

`청소를 열심히 하자', `교통안전에 신경쓰자', `웃는 얼굴로 인사하고 다니자'는 소소한 일상사부터 `왕따없는 학교를 만들자'는 사회문제를 건드리는 공약까지. 다채로우면서도 초등학생 특유의 간략함이 묻어났다.

초등학교 회장선거에 출마하는 후보학생들의 공약을 검증하고 꼭 지킬것을 약속하는 `매니페스토'운동이 광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펼쳐졌다.

후보자들은 다소 긴장했는지 지우고 쓴 흔적이 역력한 원고만 뚫어져라 바라보며 정견을 발표했으며 유권자들은 장난을 치면서도 후보를 바라보는 눈빛만은 매섭게 빛냈다.

"학교폭력을 예방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친구가 제 마음에 와 닿았고요, 그걸 꼭 지킬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6학년 박소현(13)양은 이같이 말하며 투표장으로 발걸음을 총총 내디뎠다.

현대사회는 대부분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하고 민주주의가 실천되는 현장은 선거다.

그리고 그 선거는 투표를 통해서, 후보자와 유권자 사이의 약속을 통해서 이뤄진다.

이민원 광주 경실련 공동대표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매니페스토를 해보니 쉽지 않았다.

실천 가능한 공약에 대한 유권자와 후보자의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어렸을 적부터 공약의 실천에 대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끝에 이번 행사를 계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 대표의 말에 부합하듯 이번 신창초 학생회장선거에 나선 유정수.김준화(이상 13)군도 "지금까지 발표한 공약들을 성실히 이행해 나갈 것을 학생 여러분 앞에 약속 드립니다"고 힘차게 선언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아이들에게 사회적 약속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된 학생회장 선거 매니페스토 운동.
민주주의의 풀뿌리를 튼실하게 하겠다는 교육당국과 시민단체의 후속 활동이 기대된다.

한편 이 같은 매니페스토 시범학교는 신창초를 포함해 장원초, 신암초 등 광주지역 5개 초등학교에서 운영되며 경실련은 다음달까지 학생회장들의 공약이행결과를 학교 측의 도움을 받아 발표한 후 이에 대한 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다.

(광주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