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의 정치 초년병 배럭 오바마가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향한 출사표를 던진다.

민주당의 기대주로 대선구도에 최대 변수로 떠오른 오바마 상원의원(일리노이주)의 대선 출마선언이 임박했다고 시카고의 NBC5 방송이 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이날 "오바마 의원이 곧 중대 선언을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아마도 대선 출마를 공식선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오바마의 대선출마 공식화는 워싱턴 정가의 예상보다 다소 이른 감이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이후 오바마가 민주당 내 대세론을 업고 있던 힐러리 클린턴 뉴욕주 상원의원을 바짝 추격,기대주로 급상승하면서 양 캠프 간 신경전이 고조되는 시점과 맞물려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오바마는 지난 연말 뉴햄프셔주에서 있은 자서전 '희망의 대담함' 서명회와 민주당의 중간선거 승리축하 집회를 겸해 열린 행사장에서 마치 '무비스타' 같은 대접을 받으며 대선레이스 최대 흥행카드로 떠올랐다.

뉴햄프셔주는 대선이 있는 해에 가장 먼저 민주당과 공화당의 경선이 각각 열리는 곳으로,이곳 경선결과는 대선의 풍향계 역할을 한다.

오바마는 흑인으로서 고난스러운 삶을 살아온 사람답지 않은 따뜻한 심성과 유머,밝은 세계관을 지녔고 동시에 청중을 사로잡는 카리스마와 하버드대 법학 박사다운 지성을 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회의적 시각도 만만찮다.

미 사회에 엄존하는 흑인에 대한 편견,대외정책에 대한 무경험 등 일천한 경력 등이 바로 그것.이와 관련,뉴욕타임스는 "힐러리 의원은 대권가도에 오바마가 최대 장애물이 될 것으로 보고 오바마가 정부직이나 외교 분야에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을 집중 공략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지난해 대선준비위원회를 출범시킨 공화당의 선두주자 존 매케인 의원과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도 이달 중 출마선언을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새해 벽두부터 미국의 대선레이스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용성 기자 h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