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영어교육 열풍으로 교육수지 적자가 매년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교육업체들이 미국 일본 등 교육 선진국에 영어로 된 현지인용 교육 프로그램 수출을 시작해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해외 교포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교재 단행본을 수출했던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교재와 교사 교수법을 포함한 교육 프로그램 전체를 판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들어 지난 6월 말까지 국민들이 외국 유학이나 연수에 쓴 돈은 19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5% 증가했다.

㈜대교는 한국의 시·도 교육청에 해당되는 캘리포니아 교육구와 협약을 맺고 오는 9월부터 학습부진아와 저소득층 자녀를 가르치게 됐다고 30일 밝혔다.

미국 연방정부가 2001년부터 실시 중인 '학습부진아 및 저소득층 자녀 지원 프로그램(Title 1)'은 지역 교육구가 우수한 교육 프로그램을 갖춘 사교육 업체를 선정,보충학습이 필요한 학생들의 교육을 위탁하는 사업이다.

일선 학교들이 저소득층 자녀와 학습부진아들을 선정하면 연방정부가 이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비용을 전액 지원한다.

학생들은 대교를 포함한 50개가량의 업체 중 마음에 드는 곳을 골라 36주간 수업을 받는다.

연방정부의 예산으로 이뤄지는 교육인만큼 '공교육'으로 분류된다.

그렇지만 학생들의 성적이 오르지 않을 경우 업체는 '고객'(학생)을 잃게 되고 고객의 평균 성적이 일정 수준 미달이면 교육구와 업체 간 계약이 파기된다.

캘리포니아 교육구가 지정한 학습부진아 및 저소득층 자녀는 27만여명 선.지난해의 경우 이 중 5만5000명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대교가 공교육 보완 프로그램에 뛰어든 것은 교육 프로그램 콘텐츠에 자신이 있는데다 매출 기여도도 크기 때문이다.

교재만 판매할 경우 권당 매출이 6달러 내외에 불과하지만 직접 현지에서 채용해 훈련시킨 강사를 파견해 수업하면 시간당 40달러가량을 벌 수 있다.

대교는 오는 9월 학기에 300명가량의 학생들을 가르쳐 43만2000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교 관계자는 "미국에서 이뤄지는 교육프로그램은 1 대 1 과외지도,그룹 스터디(현지 교육센터 방문),온라인 교육 등으로 이뤄진다"며 "캘리포니아 교육구를 포함한 10개 이상의 교육구에서 해마다 2000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웅진씽크빅은 지난 23일 비영어권 국가의 업체로는 이례적으로 영어마을에서 영어교육을 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일본 기업 가바사로 수출키로 하고 계약을 체결했다.

웅진씽크빅과 가바사의 계약물량은 4200세트(2억원 어치)며 현지 학생들의 반응을 봐서 수출 물량을 늘릴 계획이다.

웅진씽크빅이 개발한 '잉글리시 스타'는 음악 미술 등 다양한 교육을 영어로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힐 수 있도록 구성된 '이머전 프로그램'이다.

웅진씽크빅은 이 프로그램을 오는 9월 개장하는 인천 서구 영어마을에서 시험 사용할 계획이며 영어마을이나 방과후 학교의 운영을 희망하는 국내외 기업에 판매하는 사업도 병행할 예정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