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엄마와 처음으로 보는 뮤지컬이어서 아주 행복했습니다.엄마도 즐거워하셔서 더 좋았답니다."(이은희/popuri04@naver.com)

"전 40대 초반의 주부랍니다.관람료가 만만치 않아서 남편과 둘이서만 봤지요.아! 그런데 이건 우리 부부만 봐서는 안되겠더라고요.개학하기 전에 우리 두 딸과 한번 더 보려고 합니다.박해미씨,'하늘이시여'에서 얄미운 역임에도 전혀 밉지가 않았는데 오늘 공연을 보고 나니 그 이유를 알겠더라고요.넘 멋지십니다."(백미애/90back@hanmail.net)

뮤지컬 '맘마미아'가 중장년층을 끌어들이면서 올 공연계 최고 흥행작으로 떠올랐다.

제작사 신시뮤지컬컴퍼니는 '맘마미아'가 지난 6월15일 개막된 이래 18일까지 14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해 90%의 유료객석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티켓은 요즘도 매일 2000~3000장씩 판매되고 있어 폐막일인 9월10일까지 90%대의 점유율을 유지할 전망이다.

2004년 초연 때의 점유율 85%를 넘어서고 있는 셈이다.

경쟁을 벌이고 있는 화제의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점유율 82%)와 '미스 사이공'(점유율 70% 안팎)보다 훨씬 좋은 흥행 성적이다.

'맘마미아'는 이번 공연에서 매출액 130억원을 돌파해 총제작비 100억원을 빼고도 30억원 정도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맘마미아'가 이처럼 흥행몰이에 성공한 이유는 중장년층 관객이 대거 찾고 있기 때문.'지킬 앤 하이드'나 '미스 사이공'은 20~30대가 주관람객이지만 '맘마이아'의 공연장에는 40~50대 관객이 70%를 차지하고 있다.

공연장에는 중년 부부 관객이나 부모와 함께 온 젊은이들로 늘 북적인다.

자녀들이 티켓을 사서 부모에게 선물하는 사례도 많다고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전했다.

이 작품은 1970년대 인기 팝스타 아바의 노래들을 엮어 중년의 엄마와 결혼 적령기 딸 사이의 갈등,그리고 화해의 이야기로 풀어냈다.

아바 노래의 친숙한 선율과 엄마의 첫사랑 이야기는 관객들을 곧장 낭만의 세계로 데려간다.

대부분의 뮤지컬이 젊은 배우들을 내세운 것과 달리 이 작품의 주인공은 중년의 미혼모와 그녀의 친구들이다.

박해미 전수경 이경미 성기윤 박지일 등 중견 배우들의 연기는 비슷한 연령대 관객들의 가슴에 파고들어 대리만족감을 심어준다.

도나역의 박해미씨는 이 작품에 대해 "배우와 관객이 체면을 던져버리고 음악과 스토리에 몸을 맡길 수 있는 신나는 공연"이라고 말했다.

관객들이 작품에 몰입하도록 원작을 우리 정서에 맞게 변형한 것도 인기 비결의 하나.

주인공들이 과거를 회상하는 노래 '댄싱퀸' 의 경우 익숙한 노래제목은 영어를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You can dance,You can jive,Having the time of your life,Woo- See that girl,watch that scene,Diggin' the Dancing Queen" 과 같은 어려운 노랫말은 직역을 피했다.

대신 "신나게 즐겨봐,인생은 멋진 거야,우-기억해,넌 정말 최고의 댄싱퀸…" 등으로 따라 부르기 쉽고 스토리와 연결되도록 바꾸어 전달한다.

공연이 극중 배경(그리스 해변)과 비슷한 바캉스시즌에 이뤄진 것도 관객 동원에 한몫했다.

최신식 조명으로 밝고 청량한 분위기의 여름철 해변의 풍경을 재현해 관객들이 잠시나마 휴가 기분에 젖도록 이끈 것.

배우사인회와 경품 제공 등 공격적인 마케팅도 인기를 지속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제작사측은 휴가가 절정에 들어갈 무렵,입장료를 20%씩 할인해 관객의 발길이 이어지도록 했다.

박명성 신시뮤지컬컴퍼니 대표는 "이 작품은 뮤지컬을 보지 않던 중장년층을 끌어들인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우리 공연계에서도 틈새시장을 겨냥한 작품들이 많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