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마흔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 사람의 살아온 인생이 보인댄다. 그런데 여기에 한 가지 덧붙여야 할 것이 바로 성 기능이다.

'나이 마흔이 넘으면 자신의 성 기능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얘기다.

나이가 들면 정액도 줄어든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젊었을 때 정력을 너무 많이 소모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책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액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다. 소변을 자주 본다거나 오줌발이 시원치 않은 증상도 마찬가지다.

방광의 아래에 붙어 있는 전립선은 소변이 나가는 요도 줄기를 감싸고 있으며 전립선 액은 고환에서 만들어진 정자에 영양분을 공급한다. 그런데 중년 이후 많이 찾아오는 전립선염은 완치가 어렵고 재발도 잘 되며 성 기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립선에 소변이나 세균이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기도 하고, 사정을 오래 안 했을 때 정액이 고환이나 전립선에 고여 주위 조직을 압박하는 통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격무로 인해 의무방어전조차 치르지 못하는 직장인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이것은 규칙적인 성 관계로 정액을 배출시켜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미국 의학협회 저널에 실린 하버드 대학의 논문에 따르면 매달 20회 이상 사정하는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전립선암 발병률이 33% 낮았다. 왕성한 성생활이 테스토스테론 생성과 전립선암 발생률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40대 남성들의 습관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대충 이렇다. 직장에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그 스트레스를 주로 술과 함께 담배도 곁들여 풀고 있으며 스트레스로 인해 성생활에 대한 의욕이 상실되기 시작한다. 스트레스와 과음은 성욕 저하,조루증,발기 부전 등을 불러 결국 성 기능을 잃어버리게 되는데 적극적으로 치료할 생각도 없다.

술 마실 때 술만 마시면 또 그나마 다행인데 친구를 부른다는 게 바로 담배. 나쁜 놈은 나쁜 놈들끼리 놀게 마련이다. 미국 듀크 대학 제드 로스 박사는 니코틴-담배 연구보고서에서 알코올이 니코틴의 보상 효과를 상승시켜 술 마실 때 담배를 더 피우게 된다고 밝혔다.

즉 술 마실 때 담배를 피우면 니코틴에 의한 만족감이 증폭된다는 것이다. 이것을 금상첨화라고 해야 하나,설상가상이라고 해야 하나?

이때 구원 투수가 나서야 한다. 그게 누구냐? 집에서 굶고 있는 아내다. 요즘같이 날씨가 늘 꾸물거리고 비가 자주 오는 때는 퇴근 시간 몇 시간 전에 평상시 목소리보다 한 톤 올려서 이왕이면 과거 연애할 때 부르던 이름으로 전화를 건다.

"여보세요? 미스 성이에요. 괜찮으시다면 퇴근 후 술 한 잔 할 수 있을까요?"라든지 "퇴근 후 술 한 잔 어때요? 미스 성"이라고 문자 메시지를 날린다.

귀가하는 남편이 볼 수 있게 현관문에는 남편의 입맛대로 '삐리리 호프' '삐리리 소주'라는 간판을 붙여 놓고 한 수 더 떠서 요즘 유행하는 배꼽 티에 미니 스커트까지 입고 나서 나긋나긋하게 "어서 오세요 손님,한 잔 하실까요?" 하면서 반갑게 맞이한다.

이쯤 되면 이미 얼굴에는 웃음꽃이 핀다. 비 오는 날은 집 안에 기름 냄새 풍기는 부침개가 제격이다. 평소 남편이 즐기는 안주 두세 가지 맛나게 만들어 한 상 차려 놓고 잔을 부닥치면서 주거니 받거니 해 보자. 알딸딸하게 마시면 사내다우려고 혼자 끌어안고 있던 고민 보따리를 남편은 물어보지 않아도 술술 불어댈 것이다.

이때를 놓치지 말고 아내는 "걱정 말아,그렇게 힘들면 때려 치워. 내가 멕여 살린다"며 격려해 준다면 아내가 고맙고 듬직하고 예뻐 보이지 않을까? 스트레스 풀려,술 적당히 마셔,담배 친구 안 불러,전립선 좋아져,아내들이여! 앉아서 굶지 말고 서서 챙기면 둘 다 좋겠지?

성경원 한국성교육연구소 대표 sexeducati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