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회사원 정미진씨(28)는 주말에 목과 등 부위의 노출이 많은 란제리룩을 즐겨 입는다. 시원한 느낌에 패션도 그만이다. 하지만 요즘 생각지도 못한 등 부위에 여드름이 생겨 고민이다. 란제리룩을 입고 외출하고 돌아온 후 등에 여드름 염증이 더 심해지고 간지러운 증상까지 생겼다.

# 2. 대학생 이미영씨(22)는 몸에 꼭 붙는 44사이즈 청바지인 '스키니진'으로 멋을 부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55나 66사이즈를 입던 이씨는 스키니진을 입은 후부터 소화가 잘 안 되고 변비가 생겼다. 늘 규칙적이던 생리 주기도 눈에 띄게 불규칙해졌다.

최근 들어 여름철 패션으로 속옷을 겉옷과 함께 자연스럽게 노출시키거나 속옷과 같은 겉옷인 란제리룩과 몸에 딱 맞춘 듯 입는 청바지인 스키니진이 유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패션은 시원한 느낌을 주지만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보는 사람들이야 옷차림이 시원하고 아름다워 보일 수 있지만 입는 사람들의 건강에는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며 "이 같은 옷을 입기 전후의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 란제리룩 여드름 땀띠 등 유발=노출된 어깨와 등,목 부위는 자외선 등 외부환경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게 된다. 자외선이 피부에 침투하는 선번(Sun-Burn) 현상으로 피부가 빨갛게 되어 따갑고 화끈거리게 되며 심하면 피부가 붓고 물집이 잡히기도 한다.

등은 손이 잘 닿지 않고 잘 보이지도 않는 곳이어서 여드름이나 아토피 등의 증상이 있어도 간지럽거나 아프지 않으면 바로 확인이 어렵다. 여드름은 흉추 8,9번을 중심으로 등 위쪽에 주로 생기는데 란제리룩을 입었을 때 바로 노출되는 부위다. 피부트러블이 생겼거나 자극에 예민한 피부라면 가급적 란제리룩을 피해야 한다. 꼭 입어야 한다면 땀 흡수를 돕는 면 소재가 좋다. 자외선 차단제는 꼭 발라줘야 한다. 귀가 후에는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샤워하고 알로에나 오이팩으로 피부를 진정시켜주는 것이 좋다.

◆ 스키니진 소화불량 변비 주의를=몸에 꽉 조이는 청바지를 입는 것은 신체를 압박해 혈액순환 흐름을 방해한다. 하체에 압박이 가해지면 신장 이하에 위치하는 자궁,대장,방광 등 하복부 장기의 작용도 함께 방해받는다. 하지의 신체순환은 위의 하복부 장기와 같은 혈액순환로로 청바지의 압박으로 인해 하지에 혈액이 부족하면 하복강 안쪽에 있는 장기들이 직접 압박을 받아 기능이 저하되며 소화불량,변비도 나타나게 된다.

또한 생리호르몬의 대사 흐름도 가로 막는다. 여성의 생리조절 호르몬은 뇌와 자궁의 난소에서 번갈아 가면서 순환이 이뤄진다. 순환이 방해받으면 자궁 내 혈액순환 상태가 악화돼 생리불순을 유발하며 어혈(나쁜 피)이 생리시 다 빠져나가지 못해 생리통이 올 수도 있다. 남자는 생식능력이 떨어지거나 각종 전립선 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

평소 혈액순환이 잘 안 되거나 소화기 계통이 약한 사람들은 꽉 조이는 청바지를 입지 않는 것이 좋다. 청바지를 입고 난 후에는 장단지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스트레칭과 마사지를 해주는 것이 좋다. 가볍게 뛰거나 장단지부터 종아리까지 손바닥으로 문질러 주면 긴장됐던 피부의 신경들이 이완돼 혈액순환을 좋게 한다.

< 도움말= 이진혁 맑은얼굴 참진한의원장 >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