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스릴러 '모노폴리'는 희대의 전자 금융사기극을 그린 영화다.

소위 한국 내 1% 그룹에 진입하고자 꿈꾸는 중앙은행 보안담당자 경호(양동근)와 야심가 존(김성수)은 전 국민 계좌에서 조금씩 돈을 인출해 수조원의 거금을 빼돌린다.

등장 인물들과 관객들의 두뇌게임이 볼거리지만 무엇보다 상류층 라이프스타일이 눈길을 끈다.

도입부에서 경호는 존의 펜트하우스에 초대받아 그를 기다리는 동안 회의 중이던 1%그룹의 프로젝트를 엿듣게 된다.

여기서 펜트하우스는 거대한 탐욕과 음모의 공간이다.

그러나 실생활에서는 누구나 한 번쯤 살고 싶은 '꿈의 집'이기도 하다.

영화 속 펜트하우스는 두산중공업이 건설한 위브파크 펜트하우스의 모델하우스에서 촬영됐다.

존이 머무는 곳은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81평형 복층구조의 펜트하우스다.

분양가 23억원의 이곳은 유럽 귀족의 저택이나 특급호텔의 스위트룸처럼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분위기가 물씬 풍겨난다.

실내 바닥과 창문 등에는 천연 대리석과 라미네이트 글라스 같은 고급 소재를 사용해 그 자체만으로도 품격이 묻어난다.

의자 탁자 침대 장식장 등 가구는 짙은 갈색의 마호가니와 로즈우드 등으로 만들여져 고전적 분위기를 풍긴다.

가구 표면에는 금으로 장식하거나 놋쇠를 상감하는 기법 등으로 대담하고도 화려한 외양을 추구했다.

베드신이 펼쳐지는 안방은 안락감을 준다.

슈퍼 킹사이즈 침대와 세련된 색상의 커튼,은은한 조명 등이 짙은 색깔의 침장과 어우러져 차분한 느낌을 전달한다.

가구들은 대부분 유럽에서 수입한 것들이다.

거실 창문의 커튼도 이탈리아산이다.

영화 속 펜트하우스는 이처럼 품위가 있지만 그곳의 인물들은 사실 범죄자들이다.

때문에 공간과 인물 간의 균형은 묘하게 깨져 있다.

이 때문에 실생활에서 펜트하우스의 주인들은 공간에 걸맞은 품위를 갖추려고 노력해야만 할 것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