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학대 가해자의 대부분은 아들과 며느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노인학대상담센터 전국 14개 지부 집계에 따르면 2004년 한해동안 접수된노인학대 사례는 모두 1천123건으로 전년의 939건에 비해 39% 증가했다.

가해자로는 아들, 며느리가 70%를 차지했으며 신고자 중에는 본인과 딸이 가장 많았으며 이웃이나 제3자가 신고한 경우도 상당수 있었다.

학대 유형으로는 언어.정서적 학대가 가장 많았다.

이번 조사결과는 14일 대한의사협회에서 주최하는 '노인학대의 현황과 대책' 심포지엄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심포지엄 발제자인 김혜미 교수(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는 "학대를 받는 노인들이 수면장애나 섭식장애, 우울과 불안 증상을 나타내거나 심한 경우 자살을 기도하기도 하지만 노인의 피해상태를 정상적인 노화나 질병으로 인한 증상과 뚜렷이 구별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가족 내 학대상황을 신고하기가 어려운 점, 노인은 아동과 달리 완전한 법적 주체로 인정되는 점 때문에 긴급한 위기 상황이 아니고서는 개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산업화, 인구고령화, 핵가족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인 부양 의무를 가족에게 전담시키는 것은 가해자를 양산해 내는 셈"이라고 진단하고 "노인학대를 사회구조적 문제로 인식하고 노인복지 증진 등 사회적 지지기반을 폭넓게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동희 세계노인학대방지망 한국대표는 "노인학대 문제에서는 사실상 가족 모두가 피해자"라면서 "노인학대 문제는 사후 처벌보다 가족이 대처자원을 활용해 학대를 유발하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지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노인복지법에 근거해 노인학대예방센터가 운영되고 있으며 전국 어디서나 긴급전화 1389번으로 24시간 신고를 받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안은미 기자 em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