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은 연구실에서의 실험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겉으로 나타난 결과에 대한 숨은 의미를 찾는다는 점에서 말이지요." 최근 주름 개선 화장품 '보뜨 스킨 바이오클락 솔루션'을 내놓고 기능성 화장품 시장 공략에 나선 뉴로제넥스 신동승 사장(38)은 LG생명과학 연구원 출신이다. 신 사장은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한 후 지난 1995년부터 2000년까지 5년간 LG생명과학에서 근무하면서 B형 간염치료제 등 의약품 개발에 참여한 경력을 갖고 있다. 그는 회사를 그만둔 후 2001년 뉴로제넥스에 입사해 기능성 화장품 개발을 지휘해오다 지난해 대표이사로 취임,경영자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신 사장은 "경영 역시 연구활동과 같은 문제 해결과정이기 때문에 연구원으로서의 경험이 경영에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도 "굳이 차이를 말한다면 경영은 객관적인 사실 대신 직원이나 소비자들의 주관적인 생각을 판단의 주요 근거로 삼는다는 점에서 연구보다 더 어려운 것 같다"고 털어놨다. 뉴로제넥스의 주력 상품인 보뜨 스킨 바이오클락 솔루션은 이 회사가 국산화한 아세틸 헥사펩티드,코퍼 트리펩티드 등 펩티드(다수의 아미노산 분자가 연결돼 있는 단백질의 한 종류) 성분이 들어 있는 기능성 화장품이다. 뉴로제넥스는 이들 펩티드 성분을 스위스 화학기업인 시바 스페셜티 케미칼스에 화장품 원료로도 공급하고 있다. 신 사장은 "펩티드는 얼굴의 근육운동을 억제해 주름살 발생을 예방하고 세포성장을 촉진해 피부노화를 지연시켜준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보뜨 스킨 바이오클락 솔루션은 세트당 33만원의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8월 출시된 이래 현재까지 2억원가량이 판매됐다. 특히 강남 타워팰리스 주민 가운데 고정적으로 구매하는 고객들이 많다고 그는 귀띔했다. 신 사장은 이달 안으로 미백기능을 첨가한 '보뜨 스킨 바이오클락 솔루션 2'를 선보여 내년 이들 제품으로만 4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그는 또다른 꿈을 실현하기 위한 준비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바로 신약 개발이다. 그는 취임 직후부터 화장품 개발로 쌓은 연구 노하우를 이용해 보다 개발이 어려우면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신약을 내놓는다는 사업계획을 세웠다. 뉴로제넥스는 현재 펩티드 성분의 후기 전립선암 치료제와 천연물 성분의 비만 치료제에 대해 동물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후기 전립선암 치료제의 경우 내년 3월 전임상시험을 거쳐 2006년에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 사장은 이르면 2007년 뉴로제넥스를 코스닥에 상장해 신약개발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2010년까지 국내에서 3개 이상의 신약을 내놓겠습니다. 최종 목표는 뉴로제넥스를 국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대형 제약사로 일궈내는 것입니다." 그의 포부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