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검찰 조직의 중심인 서울중앙지검 평검사회 대변인을 맡아 일선 평검사들의 의견을 대내외적으로 전달해왔던 구태언 검사(36·대전지검)가 검찰을 떠난다. 특히 검찰 내에서 첨단수사통으로 통하는 구 검사의 가장 큰 사퇴 배경이 경제적 이유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 주변의 선후배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사표 수리를 기다리고 있는 구 검사는 28일"검찰이 지식정보 사회의 선진검찰로 변환하는 중요한 시점에 검사직을 그만두게 돼 마음이 무척 아프다"며 "한 집안의 독자이자 가장으로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 때문에 지금 물러나지 않을 수 없다고 결정했음을 이해해 달라"는 사퇴의 변을 검찰 내부 통신망에 올렸다. 지난 95년 검사로 임용된 구 검사는 그동안 검찰 정보화에 큰 공을 세워 왔다. 구 검사는 지난 2001년 초고속인터넷망을 활용한 검사실 간 화상회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하는가 하면 그 해 검사실 직원 간에 파일과 프린터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검찰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최근에는 6세대 LCD나 CDMA 휴대전화 기술유출 사건,국내 첫 피싱 사기 및 스파이웨어 유포 사건 등 대형 첨단범죄 사건을 도맡아 왔다. 뿐만 아니라 뛰어난 언변으로 선후배들의 신망을 받아 지난 5월 사법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의 형사소송법 개정 파동 때 전국 평검사들의 의견을 전달하는 대변인의 역할을 맡기도 했다. 구 검사는 자신의 전문분야인 정보통신(IT)과 지식재산권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조만간 모 대형 로펌의 IT전문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