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주요상을 휩쓴데 이어 곧 일반에 개봉되는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에 대해 육군이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는 27세의 신인감독이 중앙대 영화학과 졸업 작품으로 만든 것으로 감독, 배우, 스탭 대부분이 무명이자 신인으로 구성됐다. 육군은 중앙대 예술대학 영화학과가 영화를 제작하는데 필요한 군의 지원을 받을 목적으로 가짜 시나리오를 제출해 군을 속였다면서 제작자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로 고소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육군에 따르면 중앙대는 지난해 5월12일 육군본부에 공문을 보내 '군에서 만난 선.후임병간의 우정에 대한 영화를 만들겠다'며 영화 촬영 협조를 요청했다는 것이다. 육군은 영화 줄거리가 군에서 만난 선.후임이 우정을 돈독하게 쌓아 전역 후에도 친구처럼 지낸다는 내용이어서 병영생활의 참모습을 홍보할 수 있다고 판단, 지난해 7월 사흘간 내무실, PX, 연병장, 의무실을 개방해 사병들이 내무실을 청소하고 운동하는 모습 등을 촬영하도록 적극 지원했다. 그러나 실제 제작된 영화는 억압된 군복무로 인해 후임병과 선임병이 잇따라 자살하는 내용으로 애초 지원을 요청한 공문 내용과 달랐다는 것이다. 육군 관계자는 "실제 제작된 영화의 시나리오를 검토해본 결과 군에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처음 제출한 시나리오와 내용이 완전히 다르고 오히려 군의 실상을 왜곡하는 등 육군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말했다. 더구나 지난 2일 서울극장에서 시사회가 끝난 뒤 윤종빈 감독이 일부 언론과 인터뷰에서 "촬영허가를 얻으려고 군에 가짜 시나리오를 보여주고 찍었다. 그렇게 한 이유는 허가를 받기 위해서다"라고 실토까지 했다고 육군은 말했다. 이에 대해 윤 감독은 연합뉴스에 e-메일로 보낸 입장문에서 "지난해 5월초 영화의 원안인 단편시나리오를 군 담당자에게 보내 촬영 허가를 구했지만 내용상 문제가 있다고 거절당해 문제되는 부분을 삭제, 수정해 허가를 얻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영화의 완성을 위해서는 당시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본의 아니게 옳지 않은 방법을 사용해 물의를 일으킨 점 거듭 죄송하게 생각하고 이에 대한 개인적인 처분이 결정된다면 기꺼이 받겠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당시 허가를 내 주신 군 담당자 분들께는 이 지면을 빌어서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라고 사과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과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 국제영화 진흥기구상, 뉴커런츠 특별언급 등 4개상을 휩쓴 이 영화는 이달 18일 전국 20여개 극장에서 개봉된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