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중심적이고 충동적인 소비 행태를 보이던 X세대가 이제는 전통과 혁신을 잇는 미드필더 같은 특성을 보이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왔다. 제일기획은 5-7월 26-35세 남녀 640명과 36-45세 남녀 160명을 대상으로 개별 면접조사와 심층 그룹 인터뷰를 통해 10년전 X세대였던 `2635세대'의 시대적.세대적 특징을 담은 보고서 '우리시대의 미드필더, 2635세대'를 30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 제일기획은 "10년 전 X세대였던 2635세대는 여전히 자기중심적이고 개방적이지만 과거의 충동적인 소비 대신 실속있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등 '전통'과 '혁신'을 잇는 미드필더 같은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구의 17%, 경제활동인구의 24%를 차지하는 2635세대는 ▲ 민주화(Integration) ▲ 국제통화기금(IMF) 시대의 경제적 궁핍 ▲ 정보화 사회(Information Society) ▲ 해외문화 개방(Internationalization) 등을 경험하고 이제는 사회인으로 자립(Independence)해야 하는 시점에 있는 5가지 공통경험(5I)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공통경험이 있는 이들은 자기중심적, 현실주의적, 개방적, 진보적, 유행 추구 등으로 표현되는 5가지 세대적 특성(5I)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자기중심적(Individualized) 가치관 '우리'를 강조하는 386세대와 달리 2635세대는 '나'가 우선인 세대다. '사회규범보다 내가 원하는 바가 중요하다'는 질문에 54.2%가 긍정했으며 '나는 다른 사람과 다른 개성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물음에는 52.5%가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같은 질문에 대해 386세대는 각각 45%만이 그렇다고 답해 차이를 보였다. 또 2635세대와 386세대 중 자기개발과 관련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각각 36.1%와 26.3%로 조사돼, 2635세대의 자기중심적 성향이 자기 개발에 대한 투자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 진보적(Innovative)인 이성관ㆍ결혼관 이들은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진보적인 이성관과 결혼관을 갖고 있다. 이들은 결혼할 의사없이 동거하는 것에 대해서는 27.7%만이 괜찮다고 답한 반면 결혼을 전제로 동거하는 것에 대해서는 43.9%가 괜찮다고 답했다. 또 '때가 되면 결혼을 해야 한다'는 물음에 남성은 62.8%, 여성은 50%가 그렇다고 답했으며 '능력만 되면 혼자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질문에는 남성 44.4%, 여성 61.3%가 그렇다고 답해 여성이 남성보다 독신 생활에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여성은 결혼 후에도 계속 사회활동을 해야하고(65.9%) 가사는 부부가 분담해야 한다(52.8%)고 응답해, 전통적인 가족관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 현실적인 소비관(Into the reality) 외환위기 때 청년 실업을 경험한 이들은 경제력을 중요시 여기고 절약형 소비를 하는 특성이 있다. 이들은 물건을 살 때 사전 정보를 탐색하며(48.8%) 쿠폰이나 할인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47.3%)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 선택 기준으로 성격(63.4%), 돈.경제력(13.3%), 외모.키(10.8%), 직업(5.9%), 학력.학벌(4.7%) 순으로 꼽아 성격(68.1%), 외모.키(13.1%), 돈.경제력(7.5%), 직업(5.0%), 학력.학벌(3.1%) 등의 순으로 응답한 386세대와는 차이를 보였다. 특히 이미 결혼한 2635세대 응답자 중 24.1%가 다시 결혼할 경우 배우자 선택 기준으로 경제력을 꼽은 반면 외모를 기준으로 삼겠다는 응답자는 8.2%밖에 안돼 외모보다는 경제력을 더 중요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유행에 민감한(Inclined to Fashion) 세대 유행이나 패션은 빨리 받아들이는 편이냐는 질문과 사용하는 제품을 개성의 표현 수단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386세대는 각각 22.5%, 36.3%만이 긍적적으로 답한 반면 2635세대는 각각 38%, 49.4%가 '그렇다'고 답해 유행에 민감한 것으로 분석됐다. 2635세대는 또 브랜드가 알려지지 않는 제품은 신뢰가 가지 않고(42.2%) 값비싼 유명 브랜드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돈을 모아본 적이 있을(32.7%) 정도로 브랜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개방적인(Intercultural) 세대 2635세대는 해외 문화가 개방된 시기에 성장한 세대답게 다양한 문화에 개방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결과 이들은 기회만 되면 해외 여행을 가고 싶고(91.9%), 외국이 멀게 느껴지지 않으며(61.9%), 다른 나라 음식이나 문화에 거부감이 없다(56.9%)고 답했다. 반면 외국인과 길 안내 정도의 의사소통을 할 수 있거나 외국 잡지나 뉴스 등을 정기적으로 본다는 응답은 각각 25.6%, 19.1%에 불과, 글로벌화 1세대적인 특성을 보였다. 또 컴퓨터와 PC통신, 인터넷을 차례로 경험한 2635 세대는 인터넷 1세대로 온라인 게임(36.7%)과 온라인 쇼핑(38.4%)를 즐기고, 인터넷으로 MP3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듣는(41.6%)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종이가 아닌 인터넷으로 신문을 즐겨본다고 답한 응답자가 45.5%나 됐으며 52.7%는 많은 정보를 인터넷에 의존하고 있다고 답했다.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solec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