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은 다른 사람들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면서 자신의 권위를 나타내기 위해 나무가 많은 동네에 사는 것을 좋아한다는 주장이 호주에서 제기됐다. 18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에 따르면 호주 태즈메이니아 대학 지리학과 제이미 커크패트릭 교수는 전문직에 종사하는 시드니의 부자들은 대부분 나무가 많은 노스 쇼어 지역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들은 집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나무가 사회생활에서 누리고 있는 자신들의 파워를 새삼스럽게 확인시켜주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직장이나 개인 생활에서 무력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 도심지역에 사는 돈이 많지 않은 사람들은 파워나 권위를 나타내기 위해 오히려 집 주변에서 나무들을 제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커크패트릭 교수는 밝혔다. 또 중산층 가정들은 일의 중압감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보다 자연적이고 통제가 없는 환경을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커크패트릭 교수는 밝혔다. 그는 부자와 나무간의 상관관계는 식물들이 함유하고 있는 수분의 정도를 보여주는 정찰기 항공사진을 보면 잘 드러난다며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경우 부촌은 밝고 불그스름한 색을 띄고, 폭력사건이 자주 발생하는 중앙 남부 지역은 푸른색을 띄는데 붉은 색은 나무나 잔디에 수분이 충분하고 푸른색은 수분이 부족하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자들이 집 주위에 많은 나무들이 있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사생활 보호와 휴식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어느 정도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자들은 담장을 사이에 두고 있는 이웃과 어울리기 보다는 오히려 나무들을 차단 벽으로 이용해 그들로부터 숨어 있기를 더 좋아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시골에서 살다 도시 지역으로 옮긴 사람들일수록 자연을 길들이려고 애를 쓰는 경향을 보인다며 "시골에서는 산불, 야생 동물, 뭔가를 죽이거나 싸워서 이겨야 하는 생활 등 그야말로 자연이 적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ko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