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성적이 상위 20%대에 머물고 있는 최현석군(서울 S고·18)은 다음 달 수시 1학기 전형 때 한양대 정보통신학부에 도전할 계획이다. 자신의 성적으로 합격이 다소 힘들겠지만 140에 달하는 IQ를 믿기 때문이다. 최군은 "한 살 위인 형도 적성검사 성적이 좋아 지난해 한양대 수시모집에 합격했다"며 "한양대 아주대 등 적성검사를 보는 대학들에 원서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솜씨가 뛰어난 L양(서울 Y여고·18) 역시 수시 1학기에 모든 것을 걸기로 마음 먹었다. L양은 초등학교 때부터 방송반 활동을 했고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장편소설을 1년 이상 연재한 경력을 갖고 있다. 비록 반에서 8등을 한 것이 최고 성적일 만큼 내신이 좋지 않고 모의수능 점수도 신통치 않지만 지원자 대다수가 1등급인 고려대와 이화여대에 과감히 응시키로 했다. L양은 "고대는 학생부 25%,논술 70%를 수시에 반영한다"며 "논술시험에서 '필'(feel)이 꽂히면 합격 가능성이 있겠다 싶어 상향 지원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K군(서울 J고·18)의 승부수는 리더십.동료들에게 인기가 높아 초등학교 때부터 반장을 도맡아 했고 고등학교에서는 학생회장까지 했다. 그러나 반에서 10~15등 남짓한 성적이 약점이다. 그는 자신의 경력을 대입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뉴리더십 전형'이 있는 건국대와 '21세기 한양 전형'이 있는 한양대 수시 1학기 모집에 응시키로 마음을 굳혔다. 주요 대학들이 독특한 재능이 있는 학생들을 수시 1학기에 선발키로 하면서 '한 방'이 있는 중위권 학생들의 상향 지원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온라인 교육업체 비타에듀(www.vitaedu.com)가 최근 인터넷을 통해 '수시 1학기 지원 유형'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468명 수험생 가운데 '못 먹어도 고! 무조건 상향 지원'이란 항목을 택한 '로또형' 수험생이 25%를 차지했다. K군처럼 특기자 전형으로 합격하겠다는 '뚝심형'도 9.8%를 기록하는 등 자신의 특기를 활용해 상향 지원하겠다고 마음 먹은 학생들의 비중이 35%에 육박했다. 비타에듀측은 "적성과 진로,성적을 모두 고려해 지원 대학을 고르겠다는 '바른생활형' 수험생이 여전히 과반수(51.1%)로 가장 많지만 지난해보다는 비중이 낮아졌다"면서 "수능과 내신을 자신만의 특기로 극복하겠다는 수험생이 대거 수시 1학기 전형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설명했다. 고려학력평가연구소의 유병화 실장은 "이달 초 실시된 수능모의평가가 어렵게 출제된 영향으로 상위권 학생들까지 수시지원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수시 1학기 경쟁률이 최소 9 대 1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수시 1학기 전형의 경우 7.81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