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경기 연천군 소재 모 부대 예하 최전방 초소(GP)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전해지자 군입대를 앞둔 부모들은 `남의 일 같지 않다'며 재발방지 대책과 군내 폭력 근절을 촉구했다. 또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는 온 종일 추모의 글이 올라왔으며, 정부의 미흡한 사건 처리와 허술한 부대관리 등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 부모들, 걱정 `태산' 군 입대를 2개월 앞둔 아들을 둔 김모(45ㆍ여)씨는 "뉴스를 보고 가슴이 떨리고 무서워 혼났다. 솔직히 군대에 보내기 싫다. 아들도 뉴스를 보고 `군대 가기 싫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강원 양구에서 소대장으로 근무하는 아들을 둔 이모(50)씨는 "이번 총기 사고로 전역이 11일밖에 안 남은 학군단 출신 소대장이 죽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아들도 학군단 출신이어서 남의 일 같지 않다"고 전했다. 이씨는 이어 "아들이 오늘 외박을 나왔다가 지금 들어가는 길인데 부대에 들어가서도 몸 조심하고 부대원 관리에도 특히 더 신경쓰라고 했다"고 말했다. ◆ 전문가들 "인권의식ㆍ자제력 필요" 천주교인권위원회에서 활동중인 황학수 변호사는 "우리와 같은 징병제 아래서 병사들의 안위는 국가가 법적ㆍ도의적으로 책임을 지겠다는 생각으로 군내 인권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 변호사는 "군대는 아직도 사회에 비해 인권의식이 부족하고 교육도 미비해 각종 폭력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 군내 인권의식 제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10년간 최전방 GP에서 중대장으로 근무한 예비역 대위 박모(37)씨는 "갈수록 군대가 편해진다고는 하지만 요즘은 혼자 성장해 자제력과 사회성이 부족한 병사들이 대부분이어서 사고는 오히려 증가 추세"라고 지적했다. ◆ 네티즌, `총기난사자ㆍ군내 폭력' 질타 인터넷에는 온종일 총기를 난사한 일병의 무모함과 충동성을 질타하는 글이 잇따랐다. 인터넷 포털 다음의 사용자 조모씨는 "화가 나서 죽이고 싶다고 죽이면 나중에 남는 건 후회와 죄값 밖에 없다. 총기를 난사한 그 일병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서받 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ID `감자짱'씨는 "폭력에 시달렸던 일병도 불쌍하고 죽은 상병도 불쌍하고, 부상당한 일병도 불쌍하다"며 안타까와 했다. 네이버 사용자 `gayia119'는 "요즘 군대가 편해졌다고 해봤자 선임의 구타와 욕설은 절대 사라지지 않았다"며 "군기를 잡는 것보다 자신의 인격이나 고쳐라"라며 군대 내 폭력 근절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 희생자들 미니홈피에 접속자 폭증 네티즌들은 이번 사건을 저지른 김모(22)일병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들러 김 일병을 비난하거나 동정하는 글을, 박의원(22)ㆍ차유철(22) 상병 등의 희생 장병들 미니홈피엔 명복의 글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이날 오후 5시까지 김 일병 미니홈피에는 3만2천명이 네티즌이 방문해 870여건의 글을 올렸으며, 이름과 군번이 새겨진 군번줄 사진과 함께 자신의 부대 주소를 초기 화면에 올려 뒀던 박 상병의 미니홈피에는 1만5천명의 네티즌이 방문, 600여개의 글을 남겼다. (서울=연합뉴스)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