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전인권이 지난 15일 영화배우 故 이은주를 "남녀로서 사랑했다"고 밝힌 데 이어 이은주의 절친한 지인이 "병적인 집착"이라며 전면 부인하고 나서 파문이 계속되고 있다. 전씨는 1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월 22일 사망한 이은주와 "우리는 레옹과 마틸다 같은 사이"라며 "4년 동안 사랑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갑작스레 이 같은 고백을 한 이유에 대해 "다 지난 일이라 이야기하는 것이다. 사실 서로 사랑한 사이다"고 말하고 "곧 출간되는 책('걱정말아요 그대')에 은주와 나는 레옹과 마틸다 같은 사이라고 썼다. 사랑했지만 내 입장에서는 마약 전과도 있고 나이도 많아서 이성을 지키며 교제해 왔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은주의 사망 이틀 전인 2월 20일 보낸 '오해가 있었어요. …죄송합니다'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은주의 절친한 선배로 그가 사망하기 전 넉달 동안 함께 생활한 영화기획자 하옥임 씨는 "전인권씨의 과대망상"이라며 전씨의 언행을 비난했다. 하씨는 이은주가 유서에서 언급한 '언니'로 2002년 영화 '하얀방'을 진행하며 만난 사이. 하씨는 "은주 어머니의 권유로 작년 11월부터 함께 살았고 내가 서울 집을 다녀오느라 잠시 1주일을 비웠던 것을 제외하곤 거의 하루 24시간 붙어있어 누구보다 상황을 잘 안다"고 주장했다. 하씨는 "전씨가 이은주의 유해가 안치돼 있는 청아공원에 이은주가 좋아했다며 고기와 라면을 갖다놓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해 주변 사람들이 말렸다. 은주는 채식주의자였으며, 라면은 입에 대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전씨가 공개한 이은주의 마지막 문자 메시지에 대해 하씨는 "은주의 상태가 많이 안좋아서 사람들 만나는 것을 꺼리고 있을 때였다. 그런데 자꾸 전화해 은주가 받지 않으니 전인권씨가 '너, 나 무시하느냐'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왔다. 그래서 은주가 그런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씨는 "사실 (사망) 당시 은주에겐 사귀는 남자친구가 있었다. 그래서 내가 전씨에게 '장례식장에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도 못한 채 슬퍼한 사람도 있는데, 선생님께서 너무하시는 것 아니냐'는 말을 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하씨는 "우울증을 병이라 생각하지 못하고 은주의 병을 방치해 죽음에까지 이르게했다는 죄책감으로 주변 사람들이 평생 지우지 못할 상처를 받았는데 어쩌면 이렇게 더 깊은 상처를 주는 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ka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