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기사를 조그맣게 써주세요."


제3회 한국경제신문 대학(원)생 경제논문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박세열씨(25)는 인터뷰 내내 무척 수줍어했다.


질문이 조금만 무거워도 앳된 얼굴이 붉어지면서 "학부생이 뭘 안다고요"라며 몸을 낮췄다.


그러나 자신의 논문에 대해서만은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예전부터 기업지배구조에 관심이 많았습니다.신문에 나오는 관련 기사도 꼼꼼히 읽었고요.최근에는 우리나라 기업지배구조 관련 규제가 주식 소유지분과 이사회 쪽에 편중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래서 주제를 기업 공시로 잡았습니다.기업의 투명성을 높이는 게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요."


논문은 지난해 여름방학부터 준비했지만 학기 중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못했다.


그러다 논문 제출 마감(3월)을 앞두고 겨울방학을 논문 작성에 몽땅 털어넣었다.


"지도교수님(신현한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기업의 공시를 채권 이자율과 연계해 보자는 영감도 교수님과의 대화 속에서 얻었습니다."


대학생활 내내 몸담았던 학회 멤버들도 자신의 일처럼 도와줬다며 고마워했다.


박씨가 활동하는 학회는 'JSC'라는 재무연구 모임.그곳에서 논문을 쓰는 방법론부터 각종 데이터까지 많은 지원을 받았다고 한다.


"대학에 들어오면서부터 장난 같은 결과물이 나오더라도 졸업하기 전에 논문을 한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때마침 한국경제신문에서 대학생 논문 공모전을 한다는 공고를 보고 논문을 검증받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더군요."


박씨는 논문을 쓰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고 했다.


"회귀 분석 등을 통해 검증을 해 보니 국내 기업들의 투명성을 잴 만한 도구가 별로 없었습니다.전문가로 구성된 집단이 기업 투명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해서 알려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상금(700만원)을 어디에 쓸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경영학도다운 대답이 나왔다.


"일단 다음 학기 등록금을 낸 뒤 나머지는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에 투자할 생각입니다."


현재 대학 졸업반인 그는 꿈이 교수라고 했다.


부모님이 모두 교수여서 어려서부터 동기 부여가 된 데다 공부를 할수록 적성에 맞는다는 확신이 들었단다.


"대학원에 진학한 뒤 외국에 나가 재무 분야의 박사학위를 딸 계획입니다.운좋게 국내에서 교수 활동을 하게 된다면 재무쪽 지식을 충분히 갖춘 제자들을 길러내 사회에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