굼벵이는 약사법의 규제 대상인 의약품의 일종이며 굼벵이를 갈아 분말 캡슐을 만든 행위도 의약품 제조행위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박재윤 대법관)는 23일 중국산 굼벵이를 갈아 분말 캡슐로 만들어 판매한 혐의(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로 기소된 이모씨(56)에 대한 상고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굼벵이는 '대한 약전외 한약 규격집'에 약으로 등록돼 있고 민간요법 등을 통해 간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점 등을 고려할 때 약사법의 규제 대상인 의약품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굼벵이를 일정시간 물에 불렸다가 다시 말린 후 분쇄기로 가루를 만든 구체적인 과정과 피고인이 판매한 기간 및 매출액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행위는 의약품을 제조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2001년 1월∼2003년 6월 중국에서 수입한 굼벵이를 갈아 분말 캡슐로 만든 후 병당 4천원씩 6만2천3백여병을 판매한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3년 및 벌금 3억1천여만원,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