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퇴근길에서 한참 벗어난 지점에서 사고를 당해 숨졌더라도 회식에서 술을 마신 뒤 길을 잃어 빚어진 사고라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창석 부장판사)는 20일 만취한 상태로 회식자리를 나와귀가하던 중 버스를 잘못 타는 바람에 길을 잃고 헤매다 화물열차에 치여 숨진 김모씨의 부인 강모씨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금부지금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의 남편은 통상적인 업무수행 과정인 회식에 참가한뒤 사고를 당했고 퇴근길을 벗어나게 된 것도 고의가 아니라 만취로 인한 판단착오때문인 만큼 김씨는 공무상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산자부 공무원이었던 김씨는 2003년 12월 전북 익산의 한 식당에서 열린 회식에참석했다가 만취한 상태로 버스를 잘못타고 김제시에서 하차한 뒤 길을 잃고 헤매다인근 철로변에서 화물열차에 치여 숨졌다. 부인 강씨는 지난해 7월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김씨는 평소 퇴근길이 아닌 곳에서 숨졌으므로 공무상 재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유족 보상금을 주지 않자 소송을 냈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