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화배우겸 탤런트 이은주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데 이어 여대생, 주부, 경마 기수 등의 자살이 잇따르면서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급증의 원인과 방지 대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최근 인터넷 확산으로 자살을 미화하고 방조하는 `자살 사이트'까지 등장해 생명경시 풍조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시급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우울증 사망 잇따라 = 지난달 하순 영화배우 이은주씨의 자살에 이어 우울증증세를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가 줄을 이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0일 부산시 기장군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아 오던 모 대학 3학년 여대생이`요즘 사람이 싫다'는 유서를 남기고 목을 매 자살한 데 이어 13일에는 우울증에 시달리던 여대생 유모(22.여)씨가 이혼한 어머니와 단둘이 살던 서울 관악구의 집에서 목숨을 끊었다. 이에 앞서 지난 5일에는 부산 강서구 부산경남경마공원 숙소에서 이모(25.여.기수)씨가 `우울증 때문에 자살을 선택한다. 이제는 편히 쉬고 싶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빈곤층, 여성, 이혼자가 `자살충동' 자주 느껴 =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전국에 사는 15~69세 국민 1천25명을 상대로 실시한 전화조사 결과 응답자의 35.4%가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으며 이 중 4.3% 포인트는 자살을 구체적으로 계획한 적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무직자, 거주지별로는 대도시 거주자가, 성별로는 남성보다는 여성이, 결혼 상태별로는 이혼하거나 배우자가 사별한 사람들이 자살 생각을 많이 하는것으로 나타났다. 서동우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원은 "빈곤층이나 무직자, 이혼자 등 취약계층의 자살 위험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종교나 교육수준에 따른 차이는 없었다"고 말했다. ▲ 자살, 20~30대 사망원인 1위 =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03년 전국적으로 1만93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이는 하루에 30명, 48분마다 1명꼴로 자살로 사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살 시도는 1분30초만에 1차례, 하루에 960건 일어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IMF 경제위기 이후 전국적으로 자살 건수가 급증함에 따라 자살은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당뇨병 다음으로 많은 사망 원인이 됐으며 특히 20~30대 젊은층에서는 사망원인 1위로 올라섰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2002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4위,증가율로는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자살에 의한 사망은 1998년 경제위기 당시 급격히 증가했다가 한동안 감소했으나 최근 다시 증가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 `우울증 자살' 줄일 대책은 =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급증세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관심과 종교계, 의료계 등 사회 각 분야의 협력을 통해 고위험군에 속하는 빈곤층, 이혼가정 등의 우울증 환자를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고관리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보건복지부 등 관계당국은 이를 위해 청소년의 정신건강 증진과 우울증 예방.치료사업, 전화와 인터넷을 통한 자살예방체계를 구축, 2003년 22.8명이었던 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를 2010년까지 18.2명 이하로 낮추는 목표를 세웠다. 이와 함께 자살을 미화하고 수법을 알려 주는 등 자살을 방조하는 일부 사이트등에 대한 철저한 근절 대책도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