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 연예인 125명의 신상과 소문 등을 담은 문서가 인터넷을 통해 확산돼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연예인들의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실명과 함께 담겨 있어 이들의 인권과 사생활 침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문서에는 무엇이 담겨져 있나 = 광고대행사 제일기획이 광고계약에 참고하기위해 작년 10월과 11월 동서리서치에 의뢰해서 만든 이 내부 문건은 `광고 모델 DB 구축을 위한 사외 전문가 심층 인터뷰(Depth Interview) 결과 보고서'라는 제목 아래 총 113쪽 분량으로 구성돼 있다. 파워포인트로 제작된 이 문서는 유명 연예인 99명과 신인 연예인 26명으로 구성돼 유명 연예인에게는 한 페이지씩 할당돼 있다. 연예인의 현재 위치, 비전, 매력과재능, 자기 관리 등의 분야별로 나눠져 평가했다. 분야별로 해당 연예인에 별표 등을 매기는 방식을 택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소문 분야. `바람둥이다', `스폰서가 있다', `게이라는 소문이 있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악의적인 소문들이 적나라하게 기록돼 있기 때문이다. 연예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는 내용이 여과없이 담겨 있는 것. 이 문서는 `광고 모델에 관한 자료 수집을 통해 모델로서의 가치를 파악하고 모델 계약 이후 개인적인 사정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미연에 관리하여광고주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목적으로 기획됐다'고 조사 목적을 밝히고 있다. 조사 응답자는 총 10명으로 연예 리포터와 현직 연예 전문 기자들이 참여했다고문서는 밝히고 있다. ◆ 어떻게 유출됐나 = 문서는 파일 형태로 17일부터 일부 인터넷 사이트와 모 일간지 홈페이지에 전문이 공개됐다. 유명 광고 대행사가 이를 제작한데다 응답자의 명단마저 실명으로 노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이 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18일부터 P2P 사이트나 인터넷 메신저, 미니 홈페이지 게시판 등을 통해 전파됐고 19일에는 걷잡을 수 없이번져 나갔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제일기획은 동서리서치 측에서 문서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하고 유출자의 정확한 신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제일기획은 19일 `자료 유출에 대한 입장'이라는 해명자료를 통해 "이번에 유출된 자료는 사실 유무를 정확히 가릴 수 없는 중간 수준의 조사 결과물로 우리 의도와는 무관하게 유출됐다"면서 "이번 조사와 관련해 심적으로 고통받게 된 연예인과 관련자들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 당사자의 반응은 = 문서 내용이 유출된 사실을 접한 연예인과 인터뷰에 응했던 응답자들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우선 일부 연예인과 소속 매니지먼트사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해명의 글을 올리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는 연예 매니지먼트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응답자들도 이날 오후 해명 자료를 냈다. "인터뷰의 모든 내용과 응답자의 신상은 철저하게 비공개에 부친다는 확언을 받고 질문에 응했다"는 이들은 "일부 조사원이 당초 밝힌 목적과 달리 몇몇 소문을 거론하며 확인을 부탁했으나 `들은 적은 있어도 확인해줄 수는 없다'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응답자들은 이 문건이 인터넷을 통해 대량 유포되고 있는 것과 관련, 제일기획에 대해 유출 경위를 밝힐 것과 함께 관련 연예인과 응답자 등에게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