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이용우 대법관)는 17일 거래처와 술자리를 가진 후 자신의 아파트 주차장까지 도착한 뒤 차 히터를 켜놓고 잠을자다 화재로 숨진 고모씨 부인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 달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승소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출장 업무후 사무실에 가지 않고 곧바로 귀가하는 경우귀가행위까지 출장과정의 일부로 볼 수 있다"며 "이 사건의 경우 망인이 아파트 지하주차장 입구에 도착, 차량을 주차시킨 순간 출장업무가 종료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망인이 주차후 집으로 들어가지 않고 차량에 시동을 걸어둔 채 장시간 주차하면서 차량에서 잠을 자는 바람에 화재가 발생했다"며 "이같은 망인의 행위는 출장업무의 수행에서 비롯됐다고 하더라도 출장업무의 정상적 경로를 벗어난 것으로서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고씨는 작년 1월 거래처 직원들에게 식사 및 술 접대를 한 뒤 대리운전으로 회사 소유 차량을 자신의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까지 했으나 이후 히터를 켜둔 채 차량에서 잠을 자다 화재가 발생, 질식사했고 1,2심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