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특별법에 따른 경찰의 특별단속 기간이 종료된 22일 자정께 서울의 대표적인 집창촌인 성북구 하월곡동 `미아리 텍사스' 일대에 다시 `홍등'이 켜졌다. 경찰의 지난 1개월간의 집중단속이라는 `직격탄'을 맞아 고사위기에 놓인 업소130여 곳이 처벌을 각오하는 심정으로 단속기간 종료와 동시에 영업을 재개한 것이다. 실제로 골목 곳곳에서 업소들이 불을 켜기 시작했고 일부 업소는 내부등을 켜놓고 문은 커튼으로 가린 뒤 호객꾼을 내 보내 남성들을 유혹했다. 그러나 집중단속의 여파로 성매수자의 수요가 잔뜩 위축된 때문인지 골목에는남성들의 모습이라곤 보이지 않았고 포주들도 손님없는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거나업소 밖에 내 놓은 좁은 의자에 앉아 허탈한 표정만 짓고 있었다. 업소에서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는 고용 여성들도 `영업용'으로 차려입은 흰색드레스가 어색해 보일 정도로 모여 앉아 화투를 치거나 서로 등을 기대고 꾸벅꾸벅졸고 있는 모습이었다. 경찰은 자정을 넘긴 시각에도 외근 순찰요원 30여명과 의경들을 업소 주변에 배치하고 혹여 단속기간 종료를 틈타 골목에 들어서는 남성들이 있는지, 승용차 등을이용한 `원거리 호객행위' 등이 있는지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이밖에 이날부터 순차적으로 문을 열겠다던 `청량리 588'이나 용산역 인근 집창촌 등지도 경찰의 단속여파로 사실상 영업재개에 실패했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시내 대표적인 집창촌 주변에는 자정이 넘어서도 관할서에서에서 순찰인력을 배치해 놓은 상태"라며 "업소에 불을 켜 놓은 곳은 있을지 몰라도 아직 손님을 받았다는 외근자들의 보고는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미아리의 한 포주는 "벼랑끝에 몰린 심정으로 불은 켜 놨지만 이런 상태에서 장사가 될 리 있겠느냐"고 푸념을 늘어 놓았다. (서울=연합뉴스) 안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