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12일 제주도 동남부지역에 사상 유례없는 집중호우가 쏟아져 엄청난 피해가 발생한 후 도민들이 피해복구에 애를 먹고 있는 실정에 제주도의회 의원들이 16일 외유에 나설 예정이어서 비난을 사고 있다. 15일 제주도의회 등에 따르면 제주도의회 교육관광위원회 및 농수산환경위원회소속 도의원 12명 가운데 현승탁 의원을 제외한 11명과 양우철 의장 등 도의원 12명이 16일부터 23일까지 캐나다를 방문한다. 공무원 5명을 포함한 이들은 캐나다 방문목적을 해외연수라고 밝히고 있으나 주요 일정은 선더버드 공원, 밴쿠버 및 토론토 시내 관광, 까마귀발 빙하 및 나이아가라폭포 관람, 토론토의회 방문, 농수산유통센터 견학 등으로 관광이 대부분이다. 이들의 해외연수에 드는 비용은 1명에 230만원씩 모두 3천900여만원이다. 그러나 상당수의 도민들은 엄청난 재해가 발생한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고 인원과 장비가 모자라 피해 복구에 애를 먹고 있는 시점에서 도의원들이 해외연수를내세워 외유에 나서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집중호우 피해를 본 북제주군 구좌읍의 한 농민은 "대다수의 이재민들이 집이침수되고 농경지가 유실돼 어떻게 살아갈지 앞이 캄캄한 상태인데 도의원들이 외유에 나선다니 너무 어이가 없다"며 분개했다. 제주도는 지난 11-12일 집중호우로 주택 및 상가 침수 580여채, 농경지 유실 168㏊, 농작물 침수 5천240㏊, 양식 넙치 283만마리, 육우 폐사 34마리, 꿩.닭 폐사 3만7천마리 등의 피해가 발생하고 이로 인한 이재민이 6천300여가구 1만8천여명에 이르자 정부에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주도록 건의했다. 더욱이 교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 6명은 캐나다에서 귀국한 직후인 오는 30일 3박4일 일정으로 홍콩 컨벤션전시센터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여행업계기구인 미주여행자협회(ASTA)의 총회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비난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제주도의회 관계자는 "도의원들의 이번 해외연수 일정은 지난 7월에 이미 계획된 것이어서 취소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제주=연합뉴스) 홍정표 기자 jphong@yna.co.kr